(맞짱)②'자연을 사랑하는 남자' 나영석 PD

입력 : 2015-09-01 오전 6:00:02
[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나영석 PD의 예능에서 빠지지 않는 요소가 '자연'이다. 나 PD는 <1박2일>에서 멤버들을 야생에 던져놓고 그들이 생활하는 모습을 그렸다. 또 <꽃보다 할배>, <꽃보다 누나>를 통해서는 해외의 아름다운 풍광을 카메라에 담아냈다.
 
◇나영석 CJ E&M PD. (사진=뉴스1)
 
<삼시세끼>는 나 PD의 이런 '자연 친화적 성향'이 가장 잘 드러나는 예능이다. 나 PD는 두 남자가 한적한 시골에서 농작물을 가꾸고 수확하는 모습을 담아냈다. 이 과정에서 계절의 변화와 작물의 성장 과정이 그려진다. 바쁜 일상 탓에 평소 주변의 자연을 돌아보지 못했던 시청자들에게 작은 쉼표가 될 만한 예능이다.
 
나 PD의 예능에는 조미료가 없다. 나 PD는 재미를 위해 출연진을 무리한 상황에 몰아넣거나 억지 설정을 하지 않는다. 있는 그대로의 상황을 자연스럽게 보여줄 뿐이다. 그래서 담백하고 솔직하다. 이게 나 PD의 스타일이다.
 
나 PD는 그동안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선보였다. 하지만 프로그램의 포맷에 큰 변화를 주지는 않았다. 멤버들이 단체로 여행을 떠나는 모습을 담은 <1박2일>에 이어 비슷한 포맷의 <꽃보다 할배>를 선보였다. 여행 장소가 국내에서 해외로 바뀌었을 뿐이었다.
 
대신 나 PD는 뛰어난 관찰력으로 인간과 자연에 대해 그려냈다. 염소, 닭, 강아지 하나하나에 이름을 지어주고, 그들의 행동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세상 사는 이야기를 쉽게 풀어냈다. 어린이부터 노년까지 모든 세대의 시청자들이 쉽게 이해하고 즐길 수 있는 예능을 만들어낸다는 것이 나 PD의 강점이다.
 
나 PD가 연출한 프로그램을 통해 얼굴을 비쳤던 출연진 역시 나이대가 다양하다. 나 PD는 20대의 청춘 스타 이승기뿐만 아니라 70대의 이순재, 신구, 박근형 등과도 한 프로그램에서 호흡을 맞췄다. 이를 통해 나 PD는 세대간의 소통에 대해 이야기했다.
 
나 PD는 유독 TV에 얼굴을 자주 비치는 PD다. 카메라 밖에서 프로그램 연출에만 집중하는 보통의 PD들과는 다르다. 나 PD가 '연예인보다 더 유명한 PD'로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다. 하지만 나 PD는 출연진의 행동에 무리하게 개입하지는 않는다. 나 PD가 자신의 프로그램을 통해 얼굴을 비치는 것은 제작진과 출연진이 프로그램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시청자들에게 자연스럽게 보여주기 위한 하나의 장치다.
 
나 PD에게 <1박2일>은 자신의 이름을 알린 결정적인 계기가 된 프로그램이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연출력을 인정받았고, '나영석의 남자들'이라고 불리는 출연진과 인연을 맺었다. 나 PD는 강호동, 은지원, 이수근, 이승기 등과 찰떡 호흡을 보여줬고, <1박2일>은 30%를 넘나드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국민 예능'으로 사랑을 받았다. <삼시세끼>를 통해 활약을 펼치고 있는 이서진 역시 <1박2일>을 통해 나 PD와 인연을 맺었다. 궁합이 잘 맞는 출연자와 오랫 동안 함께 일하면서 시청자들이 보기에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장면을 연출해낸다는 것 역시 나 PD의 특징이다.
 
나 PD는 지난 5월 열린 제51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예능 PD로서는 최초로 TV부문 대상을 받았다. 나 PD에 앞서 전지현, 유재석, 현빈, 고현정, 강호동 등 연예계를 쥐락펴락하는 톱스타들이 이 상을 받았다. 나 PD의 수상은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쟁쟁한 인기 연예인들을 제치고 대상을 차지한 나 PD가 본격적인 스타 PD의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다.
 
정해욱 기자 amorr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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