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동차 업체 스즈키가 독일 폭스바겐과 4년에 걸친 제휴 분쟁을 마무리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날 스즈키가 폭스바겐이 보유한 자사지분의 19.9%를 재매입하기로 했다고 31일 보도했다.
스즈키는 국제중재법원의 결정으로 “양사 간의 제휴를 해제하기로 했다”며 “폭스바겐이 스즈키의 주식 매각을 곧 지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사의 제휴 분쟁은 폭스바겐이 스즈키의 지분을 인수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지난 2009년 폭스바겐은 스즈키의 지분 19.9%를 사들였다. 양사는 제휴를 통해 스즈키의 소형 자동차 생산의 전문 지식과 폭스바겐의 고급 연료 기술을 접목해 친환경 자동차 생산의 꿈을 키웠다.
폭스바겐은 스즈키가 인도 1위 자동차기업인 멀티 스즈키를 자회사로 두고 있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인도 시장의 진출 역시 기대했다.
그러나 제휴 관계는 기업 문화 차이로 인한 충돌이 걸림돌이 됐다. 2011년 폭스바겐은 스즈키가 이탈리아 자동차 업체인 피아트로부터 디젤 엔진을 구입해 제휴 계약을 위반했다고 주장했으며 스즈키는 부인했다. 이를 시작으로 스즈키는 폭스바겐이 경영에 관여하려고 한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양사는 그해 9월 제휴를 중단하기로 했고 스즈키는 폭스바겐으로부터 지분 반납을 요구했다. 그러나 폭스바겐이 스즈키의 지분을 꾸준히 보유할 뜻을 밝히면서 논의는 중단됐다. 결국 스즈키는 국제중재법원에 중재 신청을 냈고 4년 만에 결과가 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스즈키가 폭스바겐의 스즈키 지분을 재매입하는 것으로 제휴 분쟁이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다”며 “다만 스즈키가 제휴 합의 위반에 따른 위약금은 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소형 자동차 생산을 전문으로 하는 스즈키는 분쟁 중에도 꾸준히 연료 기술을 개발해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타 기업과의 협업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러나 스즈키는 향후 협업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일축했다.
스즈키 오사무 최고경영자(CEO)는 “(지분 매입부터) 지난 6년 동안 매우 소중한 경험을 했다”며 “타 기업과 우리와의 차이를 깨달음으로써 우리 기업은 ‘독립’적인 미래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오사무 스즈키 스즈키 최고경영자(CEO)가 30일(현지시간) 언론사에 둘러쌓여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어희재 기자 eyes4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