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는 같은 평수라도 구조와 방향, 층수와 발코니 확장 여부에 따라 집의 가치가 달라진다. 사람들이 아파트를 사기로 결정한 뒤 매물 여러 곳을 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가장 고민하는 부분은 '층'인데 많은 이들이 선호하는 로열층은 '중간보다 높은 층'이다.
1층과 탑층 어디가 나을까?
사진/ 뉴시스
반면, 1층과 탑 층은 비선호 대상이다. 1층 집은 햇볕이 잘 들지 않는다는 점과 사생활 침해에 따른 불편함이 크기때문이다. 이사만 열번 이상 한 김모씨는 "1층은 방범에 취약하다 보니 별도의 방범창을 설치해야 하고 배수관 역류나 하수구 냄새, 벌레가 많다"고 말했다.
그런데 요즘에는 일부러 1층 집을 찾는 사람들도 있다. 층간 소음으로 인한 분쟁이 갈수록 심해지면서 한창 뛰어놀 어린 자녀들이 있는 가정은 층간 소음에서 자유로운 1층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또 새로 지어지는 아파트들은 주차장을 모두 지하화하고 지상에 차가 없는 단지로 조성하다 보니 그만큼 녹지공간이 넓어져 1층의 장점이 부각되는 추세다.
꼭대기 층의 경우 여름에는 태양열을 전도해 덥고 겨울에는 위층 세대의 난방으로 인한 온기를 공유할 수 없어 춥다는 게 가장 큰 단점이다. 실제로 탑 층은 냉난방비 부담이 10~20% 정도 더 크다고 알려져 있다.
집값은 어떨까. 1층과 탑층 모두 상대적으로 할인된 가격에 매매할 수 있다. 단, 되팔때도 제값에 팔기는 어려울 수 있다. 김은진 부동산 114 책임연구원은 "1층과 탑층은 차후 되팔 때 시간이 오래 걸리고 고층보다 제값 받기가 어렵다는 점에서 본전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동 선택, 도로변 vs 단지 안쪽
여러 동으로 이뤄진 대단지 아파트는 동 배치에 따라 가장자리 동과 단지 안쪽의 동으로 나뉜다.가장자리 동은 주로 길가나 도로변에 접하고 있어 탁 트인 전망에 반해 계약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런데 여기서 잠깐. 현실적인 조언을 들어볼 필요가 있다. 고양시 덕양구의 A공인중개사는 "길가에 있는 동은 소음에 시달릴 수 있고 먼지가 많아 걸레질은 필수"라며 "여름에 더워도 창문을 열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전했다.
반대로 단지 안쪽에 있는 동은 조용하고 쾌적한 대신 앞 동에 가려 답답하고 특히 저층 세대는 채광이 좋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김은진 책임연구원은 "같은 아파트, 같은 면적이라도 층과 동, 발코니 확장 여부 등이 다른 데다 제각각 장단점이 있다 보니 최종적으로 어떤 집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며 "경치도 좋지만 경험에서 우러나온 현실적인 조언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명정선 기자 cecilia102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