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세계 경제 성장세가 선진국의 느린 회복과 신흥국의 부진으로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틀 일정으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를 방문한 라가르드 총재는 인도네시아대학에서 행한 연설에서 "전반적으로 글로벌 경제 성장세는 완만하게 이어지고 있지만 지난 7월에 내놨던 예측치 보다는 약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선진국 경제가 예상보다 느리게 회복되고 있는 데다 중남미 지역을 포함한 신흥국들의 경제가 둔화됐기 때문"이라며, "세계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로 불안감이 커지고 글로벌 성장속도 역시 둔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도네시아와 같은 신흥국 경제는 중국의 경기둔화와 글로벌 금융 긴축,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전망 등으로 인한 여파에 대해 방심하면 안된다"고 경고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중국 경제 둔화에 대해서도 새로운 성장 모델을 적용하면서 성장 둔화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예상하지 못했던 수준은 아니라고 언급했다. 그는 "중국이 시장 중심 경제로 전환하면서 이 과정에서 쌓였던 위험들이 해소되며 생긴 문제점"이라며 "중국 정부는 이런 변화를 다룰 수 있는 정책 수단과 재정적인 완충장치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1일(현지시간) 라가르드 IMF총재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있는 인도네시아 대학에서 연설중인 모습. 라가르드 총재는 세계경제 성장세가 선진국의 느린회복과 신흥국의 부진 탓에 예상했던 것보다 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로이터)
라가르드 총재는 지난달 미국 워싱턴D.C.에서 가진 인터넷 기자회견에서도 세계 경제에 대해 우려감을 내비친 바 있다. 그는 "세계 경제는 다소 미지근하게 성장하고 있다"며, "회복은 나타나고 있지만 여전히 취약하고 불균등한 상태로, 부정적인 위험요인도 감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 증시가 최근 급락하며 우려감이 형성되고 있지만 실상은 그렇게 심각하지 않다"며, "중국 증시는 아직 경험이 오래되지 않았으며, 이번 증시 폭락은 주식시장이 성장해가는 과정"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중국 증시는 여전히 1년 전 대비 80%나 높은 수준"이라며 "중국 경제는 그런 시장의 큰 변동을 충분히 견딜 정도로 강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IMF는 지난 7월 올해 글로벌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4%에서 3.3%로 하향 조정했다.
김선영 기자 ksycut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