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안화 절하에도 성장 둔화 우려 여전

"수출 증진 효과 제한적일 것"

입력 : 2015-08-18 오후 2:31:05
부양책의 일환으로 갑작스러운 위안화 평가 절하를 단행하며 글로벌 시장을 혼란에 빠뜨린 중국이 경제 회복 목표까지 여전히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전문가들은 예상했던 위안화의 추가적인 약세도 주춤할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위안화 가치가 더 떨어진다고 해도 타 신흥국들의 통화 역시 약세가 진행돼 수출 증진, 경기 부양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중국 정부가 자신하고 있는 연간 7.0%의 경제 성장률 전망까지 요원해 보이는 이유다.
 
지난 12일 중국 인민은행이 달러·위안 기준환율을 평가 절하해 고시하면서 달러당 6.44위안까지 올라갔다. 사흘 연속 평가 절하 단행 소식에 위안화 가치의 변동성이 확대됐다. 그러나 환율 정책을 단행한 이후 시장 예상과 달리 위안화 약세가 주춤해지면서 인민은행의 당초 목적인 경기 부양 효과에 재차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달러·위안 환율은 6.40위안을 하회하는 수준에서 등락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당국의 위안화 절화가 고평가된 위안화 가치를 일정 수준 조정하는 데 기여할 수 있으나 부양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과거 12개월 동안 위안화는 실질실효환율 기준으로 14% 절상되어 있어 이미 상당히 고평가된 수준에서 거래됐다. 현재 수준에서 위안화 가치가 정부의 조정을 제외하고는 큰 폭으로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중국 경기 침체로 인해 위안화 가치가 추가적으로 더 떨어질 수 있으나 이 경우에도 부양 효과를 크게 기대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위안화 평가 절하와 미국 금리인상이 맞물리며 위안화 약세·달러 강세는 신흥국 통화를 연중 최저치까지 떨어뜨렸다. 중국 교역국들의 통화 약세가 심화된 것을 감안할 때 중국 수출 경쟁력이 크게 향상되지는 못할 것이란 의미다.
 
위안화 흐름과 관계 없이 중국 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신뢰가 여전히 바닥에 있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올해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6년래 최저치인 7.0%에 부합하지 못할 것으로 봤다. 글로벌 금융기관 15곳은 설문조사에서 중국의 올해 성장률을 6.9%로 전망했으며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성장률은 6.8%로 내년에는 6.3%까지 낮췄다.
 
환율 정책에도 경기를 비관하는 것은 실물 지표의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환율 정책의 시발점이 됐던 수출을 포함해 7월 실물 지표가 둔화되고 있어 하반기 경제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견이다. GDP의 절반 이상 비중을 차지하는 수출의 경우 7월 지표가 8.3% 감소로 집계됐으며 7월 산업생산과 소매판매, 1~7월 고정자산투자는 6.0%, 10.5%, 11.2%로 모두 전망치를 하회했다.
 
아울러 이날 발표된 주택가격은 전월보다 개선됐지만 여전히 바닥권에 머무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중국의 70개 도시 가운데 31개 도시의 신규 주택 가격은 전월보다 상승했다. 베이징과 상하이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주택 수요가 회복된 것으로 집계됐으나 중소도시는 여전히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시장의 눈은 정부의 추가 부양책으로 쏠리고 있다. 정부가 위안화 추가 절하를 단행할 가능성을 제기되나 부양효과가 크지 않아 위안화 가치 조정 수단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기존 정책효과가 3분기 실물 지표 개선으로 가시화되거나 추가 정책이 단행되기 전까지 7.0%의 성장을 낙관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휴이 맥케이 웨스트팩 수석 연구원은 “최근 중국의 ‘암울한’ 지표들은 중국의 금리 인하를 결정짓도록 만들고 있다”며 “구체적으로 1년물 대출금리를 0.75% 인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어희재 기자 eyes4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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