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진규기자]세계은행의 글로벌 경제성장률 전망 하향과 이로 인한 뉴욕증시 급락에 국내 증시가 직격탄을 맞았다.
23일 코스피지수는 두달간의 박스권 하단인 1370선을 이탈해 1360.54포인트까지 밀려났다. 그나마 1354.98포인트까지 하락하다 장마감 직전 소폭 만회한 것이다.
◇ 전 업종 하락..실적주·경기방어주 선방
전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삼성이미징(108070)과 삼성테크윈(012450)이 동반 급락하면서 의료정밀업종이 6.06% 하락,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건설업도 5% 넘게 추락했다.
전일 급등세를 보였던 금융지주사 등 금융업종도 3% 넘게 하락했고, 대부분의 업종이 2% 이상 하락세를 보였다.
다만 2분기 실적호전이 기대되는 전기전자업종이 0.96%, 경기방어주인 통신업종이 0.82% 하락해 상대적으로 선방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주가 급락에 변동성을 나타내는 변동성지수(vkospi)도 전일 30.24에서 이날 오전 6% 이상 오르다 장마감 4.96% 급등한 31.74로 마무리했다.
(자료=한국거래소)
◇ 수급불균형이 부른 박스권 이탈
이날 증시는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매도에 크게 휘둘렸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206억원, 선물시장에서 9818계약 순매도하며 3일만에 다시 매도세를 강화했다. 이같은 외국인의 선물매도세는 지난 9일 이후 거래일 기준 열흘만이다.
전일 8거래일만에 매수전환했던 기관도 이날 매도로 돌아서 2517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선물매도세가 확대되면서 프로그램 차익거래 매도물량도 다시 늘어 2752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프로그램 매도물량은 3829억원에 달했다. 지난 15일 5308억원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박스권 이탈에 대해 "매수주체 부재로 인한 수급 불균형이 부른 결과"라고 해석했다.
김 팀장은 "외국인이 중장기적으로 더 살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달러 강세 움직임과 오랜 박스권 공방 이후 모멘텀이 없다는 점 때문에 매도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 단기 조정 진입..1차 지지선 1320p
증시전문가들은 이날 박스권 이탈로 지수가 단기 조정권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김 팀장은 "2분기 실적과 관련해서도 삼성전자(005930)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하향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번 조정의 1차 지지선은 1320, 2차 지지선은 1250선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주형 동양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날의 하락에 대해 "미 증시 하락으로 인해 심리적으로 억눌린 측면이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미국과는 차별적 요인이 있기 때문에 추세가 무서진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며 일각에서 제기되는 비관론을 일축했다.
그는 "9억주에 달했던 거래량이 5억주 미만으로 줄었는데 통상 거래량이 50~60% 줄면 기간조정이 마무리 되는 것으로 본다"며 "이달중 기간조정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이고, 추가하락폭도 단기적으로 1340정도 까지로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의견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조정에 들어선 국내 증시는 수급불균형과 모멘텀 부재 속에 당분간 상승시도가 쉽지 않은 국면으로 들어서고 있다.
뉴스토마토 강진규 기자 jin9ka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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