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허준식기자] 지난 23일 기준 프로그램 순차익잔고가 2조원 미만으로 프로그램매매에 의한 지수 반등 기대감이 일고 있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섣부른 기대보다는 차분한 대응에 나설 것을 조언하고 있다.
시장베이시스가 조금만 호전되면 대량의 프로그램 매수 유입으로 시장이 반전할 수 있다는 기대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낮다는 이유에서다. 무엇보다 대북 리스크에 따라 당분간 외국인의 선물 매도 기조가 지속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증권가는 외국인의 선물매도 기조가 단기간 매수로 전환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이로 인해 코스피200선물지수와 현물지수의 차이인 시장베이시스 역시 마이너스(-) 상태인 백워데이션을 상당기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호상 한화증권 연구원은 "외국인투자자의 선물 대량매도는 주식현물 보유분에 대한 리스크관리차원이며 특히 7월4일로 예정된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대비한 사전 포석으로 추정"했다.
이 연구원은 "외국인이 최근 14주 연속 11조원에 달하는 주식 현물을 매수해 놓은 상황이므로 대북리스크는 현물보유자에게 헤지성 선물 매도 수요를 강하게 유발시키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외국인투자자의 선물매도 6만계약은 증거금 15%를 기준으로 했을때 총 5조원 규모이므로 현물포지션의 절반가량을 하락 위험에서 헤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외국인투자자는 역사적으로 2004년 6월 'China Shock' 와 2002~2003년 북 NPT(핵확산금지조약) 탈퇴를 즈음해서도 3만계약 이상의 선물 매도 포지션을 6개월 이상 보유했던 사례가 있다"면서 "이번의 6만계약 매도 보유 역시 대북리스크를 감안한 헤지성 매도"로 진단했다.
따라서 일각의 견해처럼 외국인의 매도기조가 단기간에 바뀔 상황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며 "선물시장의 수급상황이 단기간에 호전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고 얘기했다.
한주성 신영증권 연구원 역시 "이번 외국인의 선물매도는 시장 자체를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느낌을 가지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는 외국인이 헤지용으로 선물매도를 들고 있었다면 선물을 매도하더라도 현물은 팔지않았던 경우가 많았었는데 이번엔 현물 매수기조마저 조금씩 흔들리고 있는 만큼 단기간에 선물매도 기조가 매수로 전환될 것으로 보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국인투자자의 선물누적 매도규모가 역사적밴드인 ±4만계약 밴드를 넘겨버린 상황이라 포지션의 의미를 분석하는 일 자체가 무의미해 보인다"며 "선물옵션시장참여자들에게 선물을 포함한 파생시장의 매매는 예측보단 대응의 영역이란 점을 기억하고 투자에 임할 것"을 당부했다.
24일 현재 6월 선물옵션 동시만기일 이후 롤오버(다음 결제월로 넘겨진)된 포지션을 합친 외국인투자자의 누적 선물매도규모는 모두 5만5000에서 6만계약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뉴스토마토 허준식 기자 oasis@etomato.com
- Copyrights ⓒ 뉴스토마토 (www.newstomato.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