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A2015에서 중국과 일본 업체들의 추격이 만만치 않다. 과거 한국과 일본 전자업체의 기술을 베끼던데 급급했던 중국업체들은 새로운 콘셉트의 다양한 신제품을 내놓았고, 일본은 전자왕국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
올해 IFA에 참여한 중국기업은 화웨이, 하이얼, 하이센스, 스카이워스를 비롯해 총 350여개로 지난해보다 30% 늘었다. 역대 최대 규모다. 전체 참가 업체 중 20%가량이 중국기업인 셈이다. 중국업체들의 순 전시면적만 4000㎡에 달한다.
IFA2015 화웨이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 등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이지은기자
기술 전보도 눈에 띈다.
화웨이 부스는 전략 스마트폰인 '메이트S' 등을 보기 위해 전세계 취재진과 바이어들로 북적였다. 메이트S는 5.5인치의 대화면에 아몰레드 풀HD 디스플레이를 적용했다. 측면 베젤 두께를 2.65㎜로 줄이고 뒷면은 아치형으로 설계해 그립감을 개선했으며 곡선형으로 제작된 뒷면은 나노미터 공정기술을 적용했다. 손가락 화면 터치로 이미지 미리보기와 확대가 가능할 뿐 아니라 지문인식 2.0 기술을 탑재해 인식속도를 100%까지 향상하는 등 새로운 차원의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 매년 매출 10% 이상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하면서 기술력을 축적한 결과다.
중국 TV 제조사들은 UHD TV를 전면에 내세우며 기술력을 뽐냈다. 하이센스는 곡면 TV인 'ULED'를 전면에 내세웠다. OLED TV와 비교시연을 진행하며 화질의 우수함을 알렸다. 스카이워스는 98인치 8K TV와 4K OLED TV를 전면에 전시했고, TCL은 110인치 곡면 UHD TV를, TCL은 퀀텀닷 브랜드인 'QLED'를 내세웠다.
IFA2015 파나소닉 부스에 전시된 65인치 UHD OLED TV. 사진/뉴스토마토
일본업체들의 부활도 눈에 띈다. 소니는 세계 최초의 UHD 화질의 스마트폰 '엑스페리아Z5 프리미엄'을 공개했다. 스마트폰 화면은 최대 6인치에 불과해 더는 화질을 올려봤자 눈으로는 거의 차이를 구별하기 어렵다는 인식도 있지만 소니는 "보통의 영상 콘텐츠는 4K로 만들어지는데, 한번 4K를 경험한 사람들은 기존의 영상을 참지 못한다. 그게 우리가 QHD가 아닌 4K로 간 이유"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파나소닉은 OLED TV 시장에 뛰어들었다. 과거 PDP TV를 대표하던 파나소닉이다. TV 진화에 발맞춰 OLED TV로까지 진출한 것이다.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한 냉장고를 비롯해 세탁량과 오염도, 세제 종류를 자동 감지해 세탁코스를 스스로 선택하는 드럼세탁기 등 생활가전 제품도 대거 내놨다.
파나소닉은 올해 IFA를 계기로 공격적인 성장을 예고했다. 2018년까지 매출을 두배 이상 끌어올려 177억유로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목표다.
IFA 현지에서 만난 한 국내기업 관계자는 "과거 중국기업들은 삼성이나 LG의 디자인을 카피하면서 빠르게 성장했지만, 이제는 기술진보를 통해 특색을 찾으려 하고 있고, 일본 업체들은 기술 강국 타이틀을 바탕으로 부활을 노리고 있다"며 "하드웨어의 발전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업계의 시각을 뛰어넘고 있다"고 경계감을 나타냈다.
베를린=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