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회생' 조희연 교육감 "안정 속 개혁 추진하겠다"

입력 : 2015-09-07 오전 11:36:10
지난해 교육감 선거에서 상대 고승덕 후보의 미국 영주권 보유 의혹을 제기했다 항소심에서 선고유예 판결을 받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안정 속의 개혁을 중단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조 교육감은 7일 항소심 선고 후 첫 출근길에서 "그동안 서울 교육이 혼란스러웠을 것"이라며 "앞으로 안정을 마음에 새기되 권위주의적인 학교를 바꾸기 위한 개혁을 중단없이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조 교육감은 고승덕 후보에게 "마음의 상처를 받았다면 이를 풀고 화해의 마음을 가졌으면 한다"며 "다른 공간에서는 좋은 협력자로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항소심 판결 직후 검찰이 상고할 뜻을 밝힌 것에 대해 "검찰 상고할 지 여부는 지켜봐야할 것 같다"며 "향후 추이를 보면서 변호사와 상의해 대처 방안을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조 교육감 항소심 선고 후 첫 출근길에서 밝힌 인터뷰 전문.
 
 
[전문]
 
서울시교육청 출입기자 여러분들께 감사합니다.
일부 무죄의 의미는 저희가 기소 과정에서부터 저희 사안은 선관위가 주의·경고 하고 경찰이 무혐의 한 것을 검찰이 부당하게 기소했다 이렇게 항변을 했는데 이 점에 대해서 일부 받아들여주신 것으로 생각을 하고 이 자리를 빌어서 2심 재판부에 감사의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그런데 다른 한 편에서는 일부 유죄가 저한테 무겁게 다가왔습니다. 아무리 의혹 공방 활동이라 할지라도 그것이 과도하면 잘못된 것이라고 하는 무거운 의미를 담고 있다고 저는 생각을 했습니다. 단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의 의혹 공방 행위가 악의적이지 않고 상대적으로 경미하고 경계선 상에 있는 행위라는 점에서 선고유예를 내려주신 것 같습니다.
 
선고유예가 작은 처벌이기는 하지만 저는 이 과정에서 큰 깨우침을 얻었습니다. 그 큰 깨우침은 선거 과정에서 혹은 저희들의 일상적인 생활 속에서 더욱 섬세하고 신중한 자세를 가지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 면에서 저희가 앞으로 서울교육 행정 과정에서도 조금 더 섬세하고 한 번 더 생각하는 삼사일언(三思一言)이라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바로 행위 하지 말고 세 번 생각하고 한 번 말하라. 삼사일언이라는 측면을 생각했습니다. 앞으로는 세 번 생각하고 한 번 말해야겠구나 생각을 가졌습니다.
 
저의 문제로 인해서 어쨌든 제가 부덕하고 제가 부족함으로 인해서 여러 서울교육가족들에게 심지어는 전국의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것 같아서 제가 죄송스럽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특히 서울교육가족들은 교육감이 몇 차례 흔들리면서 여러 가지 마음의 고통을 가졌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안정이라는 화두, 서울교육의 안정이라는 화두를 또 갖게 되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제가 개인적인 소회인데요. 지난 9개월 동안은 정말 큰 혹을 허리춤에 달고 사는 것 같았어요. 너무 힘들었고, 낮에는 제가 교육감 직을 수행하면서 또 밤이나 주말에는 공판을 준비해야 됐습니다. 이게 사실 너무 힘들고 마음적으로도 너무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여러분들이 성원해주시고 염려해주셔서 제가 잘 버텼던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제가 정말 신이 시련을 통해서 인간을 단련시킨다는 말이 있는데 저도 시련이, 저로서는 어쨌든 참 항변하고 싶은 시련이지만, 이 시련을 통해서 저를 단련시키는 것이 아닌가 하는 그런 감사한 마음으로 지내려고 무척 노력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제가 대학에서 교수로서 평범한 삶을 살았기 때문에 충분히 단련되지 못한 점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마도 제가 서울교육행정을 잘 수행하라고 이런 시련을 통해서 저를 정말 신이 단련시킨 것이 아닐가...제 나름대로도 좀 더 단단해 지려고 노력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그렇지만 개인적으로는 참 힘든 시간이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제가 지난 금요일에 재판 끝나고 꼭 하고 싶었던 마음에 있는 말을 말씀드렸습니다. 고승덕 후보에 대한 유감과 사과입니다. 어쨌든 결과적으로 일부 유죄의 정신에서 비춰보면 제가 고승덕 후보에게 과도한 의혹제기 활동을 했다는 것일 겁니다. 그 점에서 고승덕 후보가 마음의 상처를 많이 받으셨을 것 같습니다. 저에 대한 분노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이제 2심이 끝났으니까 마음을 좀 풀고 화해의 마음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 이런 말씀 드립니다. 정말 다른 공간에서 협력자로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 이런 말씀도 드리고요. 이것도 제가 정말 언제나 불편한 마음이 있습니다. 또 한편에선 고승덕 후보에 대한 미안함이기도 한데 잘 아시다시피 선거 과정에서 저의 둘째 아들의 편지하고 고 후보의 딸의 편지가 극적으로 대비되면서 저는 너무 과도하게 반듯한 아빠로 비춰지고 고 후보는 정말 반듯하지 못한 아빠로 비춰진 것 같습니다. 정말 저는 너무 부담스러워요. 그리고 모든 아버지는 자식들에게 부족함을 느낍니다. 모든 아빠는 다 부족합니다. 그런데 어쨌든 제가 너무 반듯하게 비춰진 것 같아서 저나 고승덕 후보나 실제 가정에 돌아가면 다 똑같은 부족한 아빠입니다. 그런 점에서 국민들도 선거과정에서 극적으로 대비되면서 가졌던 정말 상반된 아빠의 이미지를 지워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너무 부족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정말 '안정속의 개혁'이라는 익숙한 표현이 떠올라요 요즘은. 안정속의 개혁. 서울교육가족들이 아마도 정말 좀 너무 혼란스럽지 않으면 좋겠다, 안정 속에서 학교가 운영되게 하는 열망을 갖고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너무 익숙하고 진부하지만 안정 속의 개혁이라는 표현을 생각을 해 봅니다. 그래서 안정을 마음에 새기겠다는 말씀을 드리고요. 그러나 또 안정적이지만 또 정체되어 있으면 안 되기 때문에 제가 1주년 회견에서도 밝혔습니다만은 여러 가지 혁신 작업들은 개혁 작업들은 부단히 지속해 가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그래서 뭐 사실은 우리 시대 시대적 과제가 과거와 단절하는 창조적 혁신, 과거와 단절하는 창조적 혁신이 아마 우리시대의 화두이기도 한 것 같아요. 기업혁신도 있고 국가혁신도 있고 그렇습니다. 그래서 혁신이 일부 학교만이 아니라 모든 학교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혁신의 일반화를 위해서 노력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우리 시대에 우리 모두에게 모든 영역에서 요구되는 창조적 혁신은 과거와 단절하는 혁신이기도 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저는 미래지향적 혁신이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과거와 단절하는 혁신이라는 면에 있어서 기존의 권위주의적 교육행정, 권위주의적 학교운영 모델을 혁신하고 바꿔가는 그래서 민주적 교육행정, 민주적 학교운영 모델을 정말 창조적으로 만들어가는 그런 노력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드리고요. 그러나 또 한 편에서는 저는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미래지향적 핵심역량이 필요합니다. 왜 그러냐면, 얘기가 길어집니다만, 세계화라고 하는 거대한 도전이 있지 않습니까. 지식정보화라는 도전도 있고요, 고령화시대로의 이행이라는 도전도 있습니다. 복지사회로의 이행이라는 큰 도전도 있습니다. 학생들의 감수성도 변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큰 시대적 변화에 맞춰서 우리의 교육과 교육행정과 학교와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육과정 역시 정말 미래지향적으로 변화되고 혁신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렇지만 이러한 변화는 언제나 불안정을 동반하기 때문에 안정적이어야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정말 '안정 속의 개혁'이라고 하는 익숙한 화두를 새기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어쨌든 지방에서도 제 사건을 많이 지켜보고 정말 많이 성원해 주셨다는 말을 제가 여러 경로를 통해 듣고 있습니다. 정말 감사드리기도 하고 너무 죄송스럽기도 하고 서울교육의 혁신을 위한 과정이 지속되도록 이렇게 기회를 주신 2심 재판부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은 생각이 드네요. 기자 여러분들 감사드립니다. 계속 또 제가 실수하면서 갈 테니까 또 널리 이해해주시면서 저도 1년 동안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왔는데 저도 배워가는 과정이니까요. 교육이라는 것이 또 배움의 과정이잖아요. 잘못도 하고 시행착오 하면서 고쳐가고 자기를 변화시키는 것 아니겠습니다. 부족하지만 열심히 노력하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2심 재판과 관련해서는 검찰이 상고하겠다고 했지만 실제 상고할지의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변호사분들하고 상의하면서 향후 추이를 보면서 3심, 상고심에 대한 대처 방안을 만들어 가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송월길 서울시교육청에서 타 후보에 대한 허위 사실 유포 혐의로 받은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벌금형이 항소심에서 선고가 유예된 뒤 첫 출근해 소회를 말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윤다혜 기자 snazzy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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