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견본주택 문을 열고 본격적인 분양에 나선 경기 남양주시 다산신도시 한 견본주택 현장. 이곳 주변에는 같은 다산신도시와 주변 별내 등 남양주 지역에서 분양을 앞뒀거나 현재 분양중인 단지들의 현수막이 어지럽게 붙어 있었다. 다음 달 다산신도시 내에서 분양을 앞두고 공사가 진행 중인 견본주택에도 분양을 알리는 대형 현수막이 붙었다.
또 경기 용인시에서 대규모 물량 분양을 앞둔 한 단지는 지난 달부터 현장 홍보관을 운영하며 벌써부터 분양소식을 알리고 있다. 김포 한강신도시와 양주신도시, 용인 등 수도권은 물론 대구나 부산 등 지방에서도 이 같은 사전 마케팅 경쟁이 치열하게 불붙고 있다. 일부 단지에서는 예비청약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자동차를 경품으로 내걸기도 했다.
◇최근 분양에 나선 남양주 다산신도시 한 견본주택 현장 모습(좌)과 주변 현수막(우). 사진/김용현 기자
밀어내기 분양 경쟁이 치열해지자 한정된 청약자들의 눈길을 끌기 위한 건설사 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7일 현재 이달 들어 청약을 접수한 단지는 26곳에 달한다. 지난해 9월 전체 분양단지 31곳에 육박한다. 업계에 따르면 이달 최종 분양 예상 물량은 총 6만9561가구에 달할 것으로 전망, 지난 2010년 이후 9월 분양 물량 중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분양 경쟁전이 과열양상을 보이자 타사 분양현장까지 찾아가 자사 분양물을 홍보하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한 분양업체 관계자는 "지역 내 분양 열기를 띄우는 긍정적인 역할도 있기는 하지만 분양을 진행하는 입장에서는 남의 분양 현장에 와서 홍보를 하는 것이 결코 달가운 일이 아니다"며 "다만 동종 업계이다 보니 서로 그냥 넘어가고 있다"고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물량 공급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건설사들의 홍보에 관심을 두기 보다는 입지나 분양가를 잘 살피는 등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정찬 가온AMC 대표는 "물량 공급이 많을 때 일수록 분위기에 휩쓸린 묻지마 청약에 주의하고, 직장과의 접근성, 향후 발전 가능성, 분양가 적절성 등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