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이하 정개특위)가 7일 공직선거법심사 소위원회를 열고 내년 20대 총선에 적용할 국회의원 선거구 획정기준 및 공천·선거제도에 대한 논의를 재개했지만 이날 역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현행 선거구 인구편차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여야는 지난 3월 정개특위를 구성하고 반년 가까이 관련 논의를 이어가고 있지만 20대 국회 의원정수를 현행처럼 300명으로 한다는 것 외에는 그 어떠한 결론도 내리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날 회의에서도 새누리당의 국민공천제(오픈프라이머리)와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의 권역별 비례대표제,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 비율, 선거구 획정기준 등 다양한 쟁점들이 두루 논의됐다.
그렇지만 정개특위 여당 간사인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권역별 비례대표제, 석패율제 등 얘기를 나눴는데 난관에 봉착한 상태로 풀리지 않는다”고 밝혔고, 야당 간사인 새정치연합 김태년 의원도 “(권역별 비례대표제에 대한) 새누리당의 입장이 명확하지 않아 이야기가 공전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지역구-비례대표 비율과 관련, ‘농·어촌 대표성’을 위해 비례대표를 줄이고 지역구 의석수를 늘려야 한다는 새누리당과 비례대표 의석수를 현행유지하거나 보다 늘려야 한다는 야당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려 논의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당초 여야는 국정감사가 시작되는 오는 10일 전까지 선거구 획정기준만큼은 합의를 도출하겠다는 계획이었지만 각종 쟁점에서 여야의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고 있어, 결국 여야 대표가 직접 나서 담판을 지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한편 중앙선관위원회 산하 독립기구인 선거구획정위원회는 이날부터 인구수 미달로 지역구 통폐합이 거론되는 농어촌 지역실사에 나서는 등 선거구 획정안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김대년 위원장은 6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내달 13일 선거구획정안 국회 제출 법정시한(10월 13일)에 맞춰 ‘단일 획정안’을 내놓겠다”고 밝힌바 있다.
획정위는 정개특위가 지난달 13일까지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넘기면, 이를 토대로 획정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정개특위가 결론을 내리지 못하면서 자체 획정기준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늦게라도 정개특위가 획정기준을 마련하면 곧바로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공직선거법심사소위원회에서 정문헌 소위원장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