홋카이도 강제노동 희생자 유골 115구 70년만에 고국 품에

끌려간 길 되돌아 20일 서울시립묘지 안장

입력 : 2015-09-08 오전 11:32:36
태평양전쟁 당시 징용돼 일본 홋카이도 일대에서 강제노동에 시달리다가 숨진 조선인 유골 115구가 광복 70년만에 고국으로 돌아온다.
 
㈔평화디딤돌와 일본의 ㈔동아시아시민네트워크와 함께 구성한 ‘홋카이도 강제노동 희생자 추모·유골 귀환 추진위원회’는 유골 115구를 유족과 고향 품으로 돌려보내는 ‘70년만의 귀향’을 진행한다고 8일 밝혔다.
 
이들 유골 115구는 위원회가 지난 1997년부터 18년간 훗카이도 일대 사찰 등에서 발굴·수습한 유골로 비바이 탄광, 슈마리나이 우류댐, 아사지노 일본제국육군비행장 건설공사에 동원됐다가 희생됐다.
 
유골 115구가 다시 고국으로 돌아오는 길은 홋카이도까지 당시 육로와 해로로 끌려갔던 길을 되돌아오면서 의미를 다시 새기며 주요 장소에서 추도·진혼 의식을 갖는다.
 
이들은 오는 12~17일 일본 홋카이도 각지에 보관된 유골을 모은 뒤 도쿄, 교토, 히로시마 등을 돌며 추도행사를 연다.
 
유골은 18일 시모노세키항에서부터 선박을 이용해 부산으로 이송, 부산수미르공원 진혼제,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추도식에 이어 19일 서울 시청광장에서 장례식을 갖는다.
 
이어 20일 오전 11시 파주 서울시립묘지에서 안장식을 갖고 머나먼 타지가 아닌 고국 땅에서 잠들게 된다.
 
이번 70년만의 귀향은 일본 정부 및 기업들이 여전히 ‘자발적 이주노동’이라는 왜곡된 정보를 유포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제 강제노동의 문제점을 다시 환기시키고 역사적 상처를 치유하는데 의의가 있다.
 
평화디딤돌 관계자는 “2006년 홋카이도 현장에 희생자 추모비를 건립하려 했으나 일본 우익단체의 압력으로 중단됐다”며 “일제 강제노동의 희생을 기억하고 책임을 규명하는 문제는 인류 보편의 인도주의적 문제”라고 말했다.
 
70년만의 귀향 팜플렛. 사진/평화디딤돌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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