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걸그룹 레드벨벳(웬디, 아이린, 슬기, 조이, 예리)의 기세가 무섭다. 9일 첫 정규 앨범 '더 레드'(The Red)를 발표한 레드벨벳은 타이틀곡 '덤덤'(Dumb Dumb)으로 멜론, 지니, 벅스, 네이버뮤직, 올레뮤직, 엠넷뮤직, 소리바다 등 7개 음원 차트에서 실시간 1위를 차지했다. 데뷔 2년차에 불과한 레드벨벳이 초고속 성장을 통해 차세대 최고 인기 걸그룹 자리를 예약했다는 평가다.
◇신곡 '덤덤'으로 인기몰이 중인 걸그룹 레드벨벳. (사진=뉴스1)
◇신인 걸그룹 경쟁? 현실적 라이벌은 에프엑스·소녀시대
레드벨벳은 지난해 8월 '행복'으로 데뷔했다. 이 노래로 대중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레드벨벳은 지난 3월 발표한 '아이스크림 케이크'로 대성공을 거뒀다. 각종 음악 프로그램에서 6관왕을 차지했다. 레드벨벳은 지난해와 올해 데뷔한 신인 걸그룹 중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에서 1위를 차지한 유일한 팀이다.
그런 가운데 레드벨벳은 '덤덤'으로 음원 차트를 접수하면서 기세를 이어가게 됐다. MBC '무한도전'과 Mnet '쇼미더머니4'를 통해 발표됐던 음원들이 차트에서 강세를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거둔 성적이라 의미가 크다. 최근 신곡을 발표한 데뷔 4~5년차 이상의 인기 아이돌들도 '무한도전'과 '쇼미더머니4'의 벽을 넘지 못하고 차트 10위권 진입에 실패했다. 레드벨벳을 비슷한 시기에 데뷔한 신인 걸그룹들과 같은 선상에 놓기 힘든 이유다.
초고속 성장을 보여주고 있는 레드벨벳이 신인 걸그룹들이 아닌 가요계에서 이미 자리를 잡은 인기 걸그룹들을 경쟁자로 삼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지적이다. 소속사 선배 걸그룹인 에프엑스(f(x))와 소녀시대가 대표적인 예다.
지난 8일 취재진에게 앨범의 주요 수록곡을 미리 공개한 레드벨벳의 예리는 "우리만의 색깔을 알리는 계기가 되는 활동이 됐으면 좋겠다. 1위를 하게 해주면 정말 감사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슬기는 "최근 소녀시대 선배님들의 활동 모습을 보면서 우리도 선배님들처럼 카메라를 보면서 자연스럽고 여유롭게 무대를 꾸며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자연스럽고 재밌는 모습을 무대에서 보여드리기 위해 열심히 준비를 했다"고 전했다.
◇레드벨벳의 조이(왼쪽)와 예리. (사진=뉴스1)
◇초고속 성장의 이유는?
레드벨벳의 인기에는 SM엔터테인먼트의 뛰어난 기획력이 한 몫을 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최근 걸그룹들이 흔히 펼치는 선정적인 노출 마케팅 없이도 레드벨벳만의 독특한 색채를 살려내는 데 성공했다.
레드벨벳의 팀명은 "강렬하고 매혹적인 컬러 '레드'(Red)와 여성스럽고 부드러운 느낌의 '벨벳'(Velvet)에서 연상되는 감각적인 이미지처럼, 색깔 있고 세련된 음악과 퍼포먼스로 선보이겠다"는 포부를 담고 있다. 레드벨벳은 데뷔 후 발랄한 '레드' 느낌의 '행복', '아이스크림 케이크'와 성숙한 '벨벳' 느낌의 '비 내추럴'(Be Natural), '오토매틱'(Automatic)을 발표하며 상반된 매력을 뽐냈다.
아이린은 "'더 레드'라는 앨범명처럼 이번에는 타이틀곡 '덤덤'을 비롯해 우리의 '레드'의 느낌을 나타낼 수 있는 색깔의 음악들을 준비했다"고 전했고, 조이는 "이번 앨범을 통해 더욱 밝고 생동감 넘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소속사 선배들의 든든한 지원도 눈에 띈다. 동방신기의 최강창민은 최근 레드벨벳이 '덤덤'의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에 간식을 보내줘 직속 후배들에게 힘을 실어줬다.
웬디는 "안무를 찍는 장면 촬영을 앞두고 있었는데 선배님이 간식을 보내줘서 더욱 열심히 뮤직비디오를 촬영할 수 있었다"며 "최강창민 뿐만 아니라 많은 소속사 선배님들이 조언을 해주시고, 모니터링을 해주셔서 힘이 된다"고 밝혔다.
조이는 "데뷔했을 때는 아무 것도 몰랐기 때문에 무대에 선다는 것 자체가 새롭고 행복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스스로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며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드려야 하고, 어떤 점을 강화해야 되는지 많은 고민을 했다. 레드벨벳을 좀 더 알리는 것이 우리의 큰 목표"라고 덧붙였다.
◇차트 휩쓴 '덤덤'은 어떤 곡?
'덤덤'은 중독성 있는 후크(Hook)와 그루비한 비트가 인상적인 업템포의 팝 댄스곡이다. 영국 작곡가팀인 런던 노이즈(LDN Noise)가 곡 작업에 참여했으며, 가사에는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바보처럼 변해버리는 소녀의 귀여운 마음이 담겼다.
슬기는 "'행복'이나 '아이스크림'에 비해 '덤덤'은 좀 더 파워풀한 느낌이 있는 노래"라고 소개했고, 웬디는 "첫 정규 앨범인 만큼 정말 열심히 준비했는데 많은 분들이 그것을 알아주시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레드벨벳의 발랄한 모습이 담긴 '덤덤'의 뮤직비디오도 온라인상에서 인기몰이 중이다. '덤덤'의 뮤직비디오는 신나는 음악과 잘 어우러지는 화려한 영상미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조이는 "다른 뮤직비디오에 비해 촬영이 너무 빨리 끝나서 걱정했는데 완성된 뮤직비디오를 보니 컴퓨터 그래픽을 통해 좋은 결과물이 나왔다. 기술이 정말 발달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웃어 보이며 "뮤직비디오에서 소녀 같은 느낌을 잘 표현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레드벨벳은 오는 10일 방송되는 Mnet '엠카운트다운'을 시작으로 11일 KBS '뮤직뱅크', 12일 MBC '음악중심', 13일 SBS '인기가요' 등 각종 음악 프로그램에 출연해 신곡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정해욱 기자 amorry@etomato.com
◇레드벨벳의 웬디. (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