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이번 달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한국은행은 11일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통위를 열고 9월 기준금리를 연 1.5%로 동결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과 6월 각각 0.25%포인트씩 인하한 이후 기준금리를 3개월 연속 동결한 것이다.
사상 최저수준까지 떨어진 기준금리의 정책효과를 지켜보고, 미국의 금리인상 시점과 국내 가계부채 문제 등 대내외적인 경제상황을 고려해 금리를 동결한 것으로 보이다.
경기부진과 저물가가 이어지고 있지만 미국 금리인상과 중국 경기둔화 등 세계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어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정부가 추경을 편성한지 한달밖에 지나지 않은 만큼 금통위가 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며 정책 효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가계부채 문제도 심각하다.
저금리로 인해 비수기인 8월에도 주택담보대출이 6조1000억원이나 늘었고, 마이너스통장 대출도 1조7000억원 급증했다. 향후 금리가 인상된다면 가계부채 문제가 경제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커지는 대목이다.
하지만 우리 경제는 수출 부진이 제조업생산의 발목을 잡으면서 전반적인 경기 개선세는 여전히 미약한 상황이다.
특히 세계경제 성장세 둔화 등의 영향으로 수출 부진이 8개월째 이어지면서 국내 제조업생산의 개선을 제약하고 있다.
8월 수출은 선박과 석유 관련 수출이 일시적으로 크게 감소함에 따라 전월보다 감소폭이 확대돼 전년동월대비 -14.7%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대외적으로도 미국 금리인상과 중국 경기둔화 등 세계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최근 우리 경제에 대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로 위축됐던 내수가 점차 회복되고 있으나 소비·기업심리 개선이 아직 미흡하고 중국 증시불안 등 대외 위험요인이 큰 상황으로 진단했다.
7월 중 광공업 생산은 전년동월대비 3.3% 감소했다. 제조업 재고는 전월대비 0.6% 증가했고,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4.7%로 전월에 비해 0.5%포인트 하락했다.
7월 소비자물가는 석유류 가격 하락 등으로 전년동월대비 0.7% 상승하는 등 0%대 상승세를 지속했다.
한편 금융투자협회가 시장 전문가 115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97.5%가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