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한국경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

입력 : 2015-08-18 오전 9:13:06
‘산 넘어 산’이다. 상반기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에 휘청거리던 우리 경제가 이번에는 대외 위험요인에 몸살을 앓고 있다.
 
서해 넘어 중국에서는 기습적인 위안화 평가절하로 세계 금융시장을 충격에 빠뜨렸고,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도 가시화되고 있다. 이에 따른 신흥국들의 금융불안 역시 점점 커지고 있는 것도 경계 대상이다.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대외 변수에 한국경제는 살얼음판을 걷는 모양새다.
 
그럼에도 정부의 태도는 느긋하다. 우리나라 경제 펀더멘탈이 튼튼하다는 이유로 '일단 지켜보자'라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실제 중국이 지난 11일부터 느닷없이 위안화 가치를 끌어내리면서 세계 금융시장에 충격을 가져온 이후, 우리 정부가 취한 태도를 보면 매우 미온적이다.
 
기획재정부는 환율이 출렁인 11일엔 한국은행 등과 함께 관계기관 회의를 열고 시장상황을 점검하는 데에만 그쳤고, 한국의 5년 만기 외국환평형기금채권에 붙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6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찍은 13일엔 대책회의를 열었지만 구체적인 조치는 나오지 않았다.
 
외환당국이 이처럼 모니터링만 하는 수준에서 그친 것은 국내에 들어온 자금이 급격히 빠져나가 금융 시스템 전반에 충격을 가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문제는 위기란 언제 다시 불거질 지 모른다는 것이다. 중국은 이번 일을 '일회성' 조치라고 밝혔지만, 경기에 대한 우려가 깊은 상항에서 수출진작을 위한 환율 카드는 언제든 다시 쓸 수 있다.
 
전문가들도 위안화 환율을 점진적으로 시장에 맡긴다는 중국의 정책기조를 고려할 때, 추가절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입장에서는 마냥 바라만 보고 있을 순 없는 일이다. 하반기 중국, 미국 등 대외 변수가 최대 복병으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선제적 대응방안을 미리 강구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적극적인 환율 정책을 고려하고 대외 불안요인이 국내로 전이되지 않도록 거시건전성도 유지해야 한다. 또 주력 업종의 수출경쟁력 강화방안은 물론 장기적으로 대외 변수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내수확대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위기설이 위기로 현실화 됐을 때는 이미 늦다는 것을 명심하고, 그 어느 때보다도 정책 수단에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기다.
 
박진아 정경부 기자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박진아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