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2분기 경제성장률 확정치가 마이너스 성장으로 집계되면서 오는 14일부터 이틀간 진행되는 9월 일본은행(BOJ) 통화정책회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집권 3기를 맞은 아베 총리의 정책 결과가 시험대에 오르며 추가 부양 갈증이 커졌기 때문이다.
BOJ는 지난 2012년 대규모 양적완화를 단행한 이후 지난해 10월 자산 매입 규모를 종전 60~70조엔에서 80조엔으로 확대한 뒤 통화정책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이번 9월 BOJ회의에서는 지난 8일에 발표된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2% 감소로 확정되면서 구로다 하루히코 BOJ총재의 고민이 깊어졌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9월 BOJ 회의에서는 기존 정책이 동결될 것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 일반적으로 2개 분기 연속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갈 경우 침체(리세션) 국면으로 간주하는데 오는 3분기까지 마이너스 흐름이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지난 10일 구로다 총재도 “3분기 일본 경제가 플러스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현재 경제 펀더멘털이 완만한 회복기조를 나타내고 있다”고 자신했다.
다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부양책이 내달 시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3분기 경제 성장이 완만하게 회복될 수는 있지만 중국이라는 변수가 있어 하반기 정책을 통한 부양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BOJ의 정책 결정에 중요 요소인 일본 물가가 제로 수준을 맴돌아 정부 목표치(2.0%) 달성을 위한 연내 부양 조치가 있을 것이란 의견은 꾸준히 제기돼왔다.
구로다 총재 역시 이날 "유가가 추가 하락한다면 정부의 연간 물가 목표치인 2.0% 달성이 쉽지 않을 수 있다”면서 “이럴 경우 3분기 경제 지표에 대한 확신이 다소 약화될 수 있다”고 경제 회복에 대한 불확신을 내비치기도 했다.
미즈호연구소는 “특히 중국 경제의 쇼크가 전체 예정된 그림을 변경시켰다”면서 “중국 제조업 둔화에 대한 영향력이 일본 수출 등 경제에 반영되고 있어 부양책이 앞당겨질 것”이라는 의견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BOJ의 이달 깜짝 완화에 대한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미쓰비시UFJ모건스탠리증권은 “현재 일본 물가는 충분히 BOJ의 추가 부양책을 앞당길 수 있는 수준"이며 "BOJ가 깜짝 조치를 선호함을 감안할 때 대다수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상시점인 내달 30일이 아닌 오는 15일로 앞당겨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현재 일본의 경제 상황이 BOJ가 깜짝 양적완화를 단행했던 지난해 10월과 유사하다”고 진단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추가 부양을 통한 아베노믹스의 경제 회복에 대한 효과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라며 부양책 시행 여부보다는 하반기 지표 개선 추이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일본 도쿄에 위치한 일본은행(BOJ) 모습. (사진=로이터)
어희재 기자 eyes4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