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제유가가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오는 17~18일(현지시간) 열릴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유가 흐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CNBC는 현재 국제유가의 상승 동력이 매우 부족한 상황이라며 FOMC 회의 때 금리 인상이 발표된다면 상황은 더 악화될 수 있다고 전했다.
국제유가는 이번달에만 10% 하락했고 지난 12개월간은 무려 52% 하락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미국이 금융위기 이후 10년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올리게 되면 달러 가치 상승은 불가피하다. 유가 거래가 달러로 이루어지는 만큼, 달러 가치가 오르게 되면 유가를 수입하는 국가들의 부담은 커질 수 밖에 없다. 따라서 금리 인상이 국제유가에 대한 수요를 더욱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골드만삭스 역시 국제유가 흐름에 대해 더욱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내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전망을 기존 57달러에서 45달러로,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 전망 역시 앞서 제시했던 62달러에서 49.5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수요가 늘지 않는 가운데, 반대로 공급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골드만삭스의 평가다.
실제로 현재 미국 내 재고는 1억배럴을 기록하고 있는데 지난 5년 평균보다 높은 수준이다.
심지어 골드만삭스는 보고서에서 "잉여 유가가 물류와 저장시설 용량을 넘어서게 된다면 국제유가는 배럴당 최저 20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골드만삭스는 국제유가 하락이 지속된다면 미국 증시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로버트 보로저디 골드만삭스 전략가는 “에너지 가격이 하락하면 S&P500 기업들의 전반적인 순이익이 악화될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주가도 내릴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서도 국제유가가 현재 바닥을 다지고 있다는 전문가들도 있다.
앞서 미국에너지정보청(IEA) 역시 월간 석유시장 보고서를 내고 "유가가 바닥을 다지고 있고 조만간 상승 흐름으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하며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5년 전 천연가스 가격 급락을 정확하게 예측했던 로버트 레이몬드 RR어드바이저 창립자는 "지금 유가 하락은 에너지 가격 하락의 마지막 단계라고 본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1986년과 1998년에도 비슷한 유가 하락이 있었다"며 "그때 상황을 미루어 볼때 지금쯤 유가는 바닥을 찍고 올라오는 추세가 맞다"고 전했다.
또한 현재 공급과 수요 불균형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지만, 레어몬드는 "수요가 살아날 기미가 보이고 공급도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며 "올해 말까지 국제유가가 65~75달러 선으로 올라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한 달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추이(자료=investing.com)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