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BOJ)는 시장의 예상대로 기존 통화정책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일본경제가 여전히 완만한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15일(현지시간) BOJ는 통화정책회의 결과 연간 자산매입 규모를 현재의 80조엔으로 유지키로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찬성 8표, 반대 1표로 반대표로 내려졌다.
상장지수펀드(ETF)와 부동산투자신탁(REIT) 매입 규모도 각각 3조엔, 900억엔으로 동결했다. 매입 국채의 평균 보유만기도 이전과 동일한 7년~10년으로 결정했다. 전환사채(CP)와 회사채 보유 규모도 기존 2조2000억엔, 3조2000억엔을 유지했다.
BOJ는 성명을 통해 "신흥국 경제 부진으로 수출과 산업생산에 일부 영향이 있음에도 여전히 일본 경기는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미국 등 선진국 경기도 회복세를 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생산과 기업들의 투자도 증가추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기업들의 수익도 개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용과 개인 소득도 양호한 수준이라고 평가했고 부동산시장 역시 살아나고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공공투자는 이전보다는 감소추세로 접어든 것으로 진단했다.
또한 신선식품을 제외한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대비 0% 수준으로 3개월 연속제로물가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물가 안정 목표치인 2%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는 상태다.
BOJ는 "인플레이션 목표치 달성을 위해 향후에도 질적·양적 통화완화책(QQE)을 지속할 것"이라며 "경제 상방과 하방 요인들을 면밀히 점검하고 이에따라 통화정책을 유연하게 조정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시장 전문가들은 신흥국발 불안이 가중되고 중국 경기둔화 상태가 점점 악화될 경우, BOJ가 추가 양적완화에 나설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 시기에 따라 일본도 양적완화 액션 시기를 조율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최근 일본정부는 중국 경기 둔화를 이유로 성장률 하락과 인플레이션 목표치 달성에 대한 어려움을 표명한 바 있다. 양적완화 규모 확대에 대한 고려 의사가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최근 엔화의 움직임도 추가 부양책을 확대할 수 있는 배경요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구로다 총재는 이날 오후 3시30분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통화정책회의 내용과 향후 금융시장 동향에 대한 견해 등을 밝힐 예정이다.
김수경 기자 add171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