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영, 분양시장 풍요속 빈곤…7개 단지 미달률 65% 달해

입력 : 2015-09-15 오후 5:08:37
임대주택의 강자 부영이 경쟁률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분양시장에서는 유난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임대주택 이미지가 강한데다 상품 수준에 비해 소비자에게 어필할 만한 매력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15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1년간 부영이 공급한 7개 단지(국민임대·민간건설중형국민주택·공공임대 제외) 총 4153가구 가운데 절반이 넘는 2704가구(65%)가 미달된 것으로 집계됐다.
 
단지 기준으로는 유일하게 '동탄2신도시 A23블록 사랑으로 부영'만이 유효 청약경쟁률(2.69대 1)을 기록했을 뿐 나머지는 전부 미달됐다. 이마저도 최근 1년간(2014년 9월1일~2015년 9월15일) 전국에서 공급된 664개 단지의 평균 경쟁률(11.7대 1, 부동산114)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작년 10월 2개 블록으로 나눠 공급된 '강원원주혁신 사랑으로 부영'은 총 1511가구 모집에 57명이 청약, 전체 가구의 96%인 1454가구가 미달됐다. 같은 달 분양한 '익산배산 사랑으로 부영(823가구)'은 93%인 768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했다.
 
올해 들어서는 제주, 동탄2신도시, 강원 춘천 등에서 분양에 나섰다. 정점은 지난달 선보인 '춘천장학 사랑으로 부영'. 이 단지는 40가구 모집에 단 한 명만 청약하면서 97%(39가구)가 고스란히 남겨졌다. 이에 앞서 4월 '제주삼화 사랑으로 부영 7차(360가구)'도 70%인 255가구가 미달됐으며 7월 공급된 '동탄2신도시 A31블록 사랑으로 부영(718가구)' 역시 188가구(26%)가 미달, 흥행에 참패했다.
 
업계에서는 임대주택 브랜드인 '사랑으로'가 붙으면서 전략적으로 실패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사랑으로' 브랜드는 임대주택이란 이미지가 너무 강하다"며 "일반아파트 분양을 위해서는 다른 브랜드를 내세울 법도 한데 이해가 안 된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부영이 2013년 말 경기 성남시 위례신도시에서 분양한 '위례신도시 사랑으로 부영'의 경우 최근 입주자들이 브랜드 이미지가 주변 단지에 비해 저급하다며 브랜드 교체를 요구한 바 있다. 자칫 향후 아파트 시세 하락이나 이미지 실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입주예정자 A씨는 "입주자모임에서 브랜드를 바꿔달자는 목소리가 높다"며 "요즘 공공분양이나 임대아파트도 세련된 브랜드를 달고 나오는데 유독 부영만 시대에 뒤처지는 브랜드를 고집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부영이 분양시장에서 잇달아 흥행에 실패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9일 '위례신도시 사랑으로 부영' 입주 예정자들이 부영 본사 앞에서 단지명 변경 등을 요구하는 시위 현장. 사진/성재용 기자
 
 
 
성재용 기자 jay111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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