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들이 실시하는 콘덴싱보일러 보급 지원사업이 친환경 움직임과 맞물리며 향후 제품 대중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콘덴싱보일러는 물을 데운 후 매출하는 뜨거운 배기가스를 회수해 다시 한번 난방에 사용할 수 있는 보일러를 말한다.
17일 보일러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이달 30일까지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계층 등의 저소독층과 저소득층을 세입자로 둔 주택소유주 대상 콘덴싱보일러 교체 지원사업을 실시한다.
콘덴싱보일러로 교체하는 경우 신청자에게 구입차액의 약 80%인 16만원을 보조금으로 지급하는 것으로 10월부터는 서울시민 전체로 사업범위를 확대한다. 인천시 등에서도 관련사업을 진행 중이다.
콘덴싱보일러의 장점은 에너지 절약과 친환경성에 있다. 한국가스안전공사 조사결과에 따르면 콘덴싱보일러의 가스비 절감효과는 최대 28.4%에 이른다. 배기가스와 그 안에 포함된 질소산화물(NOx), 일산화탄소(CO) 등 유해물질 발생량도 일반보일러보다 적다.
이같은 장점을 바탕으로 유럽지역에서는 높은 보급률을 보이고 있다. 세계 최대 보일러시장인 영국의 경우 지난 1990년대부터 시행된 보급 지원제도에 힘입어 현재 보일러 시장의 95% 이상을 콘덴싱보일러가 차지하고 있다. 네덜란드와 독일의 보급률도 90%를 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에서의 보급률은 아직 20%대를 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보일러업계 관계자는 "일반보일러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과 소비자를 위한 실질적인 지원책 부족으로 보급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부가 오는 2030년 온실가스 배출전망치 대비 37%를 감축키로 하고 2009년부터는 20가구 이상 공동주택 신축 시 콘덴싱보일러 설치를 의무화하는 등 에너지 절감과 친환경을 목표로 한 정책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어 콘덴싱보일러 보급은 점차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올해를 콘덴싱보일러 보급 확대를 위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각 회사도 지속적인 기술개발 등을 통해 보유한 라인업을 바탕으로 시장확대에 나서고 있다. 지난 1988년 콘덴싱보일러를 개발했던 경동나비엔의 경우 이번 서울시 교체사업에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적용한 원격제어 스마트보일러 '나비엔 콘덴싱 스마트 톡(TOK)'을 포함시켰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콘덴싱보일러의 보급은 국가적으로도 필요한 부분으로 지금까지 쌓아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제품확산을 주도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귀뚜라미와 린나이코리아, 대성셀틱 등도 관련 제품군을 갖춰놓고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방침이다.
경동나비엔의 콘덴싱보일러 '나비엔 콘덴싱 스마트 톡'. 사진/경동나비엔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