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전이라 조용해요. 추석이 끝나도 조용할거에요. 수능이 코 앞이라 집보고 그럴 시기가 아니에요. 여기는 다른 주택시장하고 다르잖아요. 거주를 동반하지 않는 투자용인 재건축이나 분양권은 조금 움직이는 정도에요."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활발한 시기인 가을 성수기가 시작됐지만 부동산1번지 강남은 조용하다. 가을은 자녀들의 대학을 결정하는 수능이 임박한 시기로, 강남 맹모들은 부동산 출입을 금하고 숨을 죽이고 있다.
17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강남구 아파트 매매가는 9월 첫 주 0.07% 오르며 성수기를 시작했다. 비성수기인 7~8월 주간 평균 상승률인 0.18%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같은 기간 0.14%를 기록했던 주간 평균 전셋값 상승률은 0.05%로 둔화됐다.
서울 평균 매매가가 비수기 주간 평균 0.13%에서 성수기 첫 주 0.15%로, 전세가가 0.18%에서 0.20%로 확대된 것과는 반대되는 모습이다.
강남구는 대치동, 개포동, 압구정동, 삼성동 등 국내 대표 선호학군으로 명문고등학교와 유명 학원 등 밀집된 곳이다. 매매·전세가에 학군 프리미엄이 전국에서 가장 많이 붙어있다.
대치동 동부센트레빌 김성일 공인대표는 "대치동은 아이들 교육을 위해 이주해 온 수요가 상당하다"면서 "수능이 코 앞인데 이사하겠다고 부산을 떠는 부모는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강남권은 수능과 겹치는 가을 성수기보다 통상 비수기로 통하는 겨울 이주수요가 더 많다. 겨울방학은 학년이 바뀌는 시기로 강남8학군 진입을 위한 가장 중요한 이주시기다.
2010년~2014년까지 겨울철(12월~2월) 강남구 아파트 전셋값은 2.63% 올랐다. 같은 기간 가을철(9월~11월) 상승률인 2.35%보다 높다. 아파트 매매 역시 겨울철 0.05%로 침체기에도 보합을 유지할 수 있었던데 반해 가을철에는 0.27% 떨어졌다.
개포동 개포공인 관계자는 "워낙 전세가 귀해 일년 내내 사람들이 대기를 하고 있지만, 방학을 이용한 학군이주수요로 인해 겨울은 비수기라는 통념과 다르게 경쟁은 더욱 심해진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전경. 부동산 성수기 강남 주택시장은 수능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사진/뉴시스
한승수 기자 hans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