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비정규직 대량실직 사태의 원인과 규모를 둘러싸고 정부와 노동계 사이의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정부는 비정규직법 시행으로 '실업대란' 우려가 현실화 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노동계는 "정부가 '100만 해고설'을 뒷받침 하기 위해 오히려 공공기관 등에서 비정규직 해고에 열을 내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노동부는 6일 “비정규직법이 시행된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사흘 동안 208개 사업장에서 1222명이 실직됐다”고 밝혔다.
1일에는 36개 사업장에서 476명이, 2일에는 41개 사업장에서 124명, 3일에는 131개 사업장에서 622명이 실직했다는 것이다.
허원용 노동부 고용평등정책관은 “비정규직이 주로 근무하는 소규모 중소기업 숫자가 많아 실직 인원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다”며 "실제 실직자는 더 많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노동부는 “5인 이상 사업장이 50만개나 되고, 실직자는 보통 실직한 이후 1개월 뒤에 실업급여를 신청하기 때문에 실직자 현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것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대신 노동부는 앞으로 주말까지 근무를 계속하며, 비정규직의 실직 현황을 매일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노동계는 "정부가 비정규직법 개정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오히려 비정규직 대량해직 사태를 부채질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한국노총은 전날 낸 보도자료에서 “지난 1일부터 25개 산별을 통해 조사한 결과 고용변화가 나타난 곳은 공공연맹 뿐이었다”고 발표했다.
한국노총에 따르면 산하 73개 공공기관에서 근무하는 비정규직 6945명 중 6월30일로 근무기간이 2년이 된 비정규직은 379명이며, 그 중 217명이 계약해지 됐다.
한국노총은 "비정규직 보호와 정규직 전환의 모범을 보여야 할 공공기관이 오히려 비정규직 해고에 앞장서고 있다"며 “그동안 주장해 오던 ‘100만 해고설’을 뒷받침하기 위해 각 공공기관의 비정규직 해고에 더 열을 내는 것 아니냐”고 노동부의 주장을 반박했다.
한국노총은 "정부가 공공부문에서 주로 벌어지고 있는 해고사태를 과장하고 있다"며 “정부가 주장한 '실직 대란'의 허상이 곧 들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노동부는 이날 “정확한 실직규모는 내년 8월이나 돼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아직은 속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뉴스토마토 김현우 기자 Dreamofan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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