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의 예산안의 면면을 살펴보면, 기본방향은 중장기 재정건전성 회복을 위한 재정개혁 추진을 통해 청년고용·경제혁신·문화융성·민생안정을 기반으로 투자에 중점을 두고, 경제활성화 및 구조개혁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총지출은 2015년 예산 375.4조원에서 11.3조원(3.0%) 증가한 386.7조원이다. 올해 본예산 375.4조원에 추가경정예산 11.8조원 중에서 메르스나 민생지원을 위한 세출확대 6.2조원과 기금 자체변경 부분인 소상공인 보호와 주거안정 지원에 대한 3.1조원을 합하면 9.3조원이 되므로 2015년의 추경안의 총지출은 384.7조원이 된다.
만약, 2016년의 정부예측대로 총수입이 총지출보다 크게 나타나, 세입부족분이 없고 추경이 없다면, 2015년의 예산안과 2016년의 예산은 거의 같아진다. 따라서 총액에서는 커다란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분야별 재원배분을 통해 보다 자세히 살펴보자.
총 12개 분야별 재원 중에서 예산안 증가율 3.0%를 넘어서는 분야는 보건·복지·노동으로 115.7조원에서 122.9조원으로 6.2% 증가했다. 문화·체육·관광이 6.1조원에서 6.6조원에서 7.5% 증가하였으며, 국방이 37.5조원에서 39조원으로 4% 증가했다. 외교·통일이 4.5조원에서 4.7조원으로 3.9% 증가했고, 일반·지방행정이 58조원에서 60.9조원으로 4.9% 늘었다. 따라서 평균이상 증가한 분야는 총 5개 분야로 나타난다. 그러나 사회간접자본(SOC)에 대한 투자는 24.8조원에서 23.3조원으로 6% 감소했으며, 산업·중소기업·에너지 또한 16.4조원에서 16.1조원으로 2% 떨어졌다. 즉, 유일하게 두 분야만 감소한 셈이다. 그렇다면 이번 예산안의 기본방향인 경제활성화를 주도할 수 있을까? 2015년과 비교하면, 총지출을 통한 경제활성화에 대한 부분은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정부가 경기활성화를 기본방향으로 한다면 SOC에 대한 새로운 사업 확대가 필요하다. SOC는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분야다. SOC 예산에서 늘어난 부분은 해운·항만이 1.6조원에서 1.7조원으로 늘었고, 도로, 철도, 산업단지, 수자원, 물류·지역 및 도시는 모두 줄어들었다. 만약, 새로운 사업이 발굴되지 않는다면 안전에 대한 투자확대로 고려해 볼 만하다. SOC스톡이 늘면 늘수록 감가상각이 발생하게 돼 노후화된 분야가 존재한다.
예를 들어,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도록 교량, 터널, 철도 등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다른 SOC 사업들도 항만과 연결될 수 있다. 경제활성화를 위해 SOC에 대한 새로운 사업확대가 필요한 시점이다.
또한, R&D 분야가 0.2%만 증가한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경제학에서 노동과 자본, 그리고 기술이 생산에 영향을 미친다. 즉, 기술적 성장은 경제성장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 2016년의 R&D 분야에서 늘어난 부분은 국립대학 인건비등이 4.5조원에서 4.9조원으로 늘어난 것을 제외하면, 기초·나노, 에너지·환경, 우주항공·생명, 기계·제조·공정, 전자·정보 등 모두 줄어들었다. 즉, 국가의 미래성장동력이면서 경제성장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분야임을 감안한다면 보다 적극적인 예산이 필요해 보인다.
마지막으로 국가채무의 양과 질의 문제가 존재한다. 정부가 발표한대로, 국가채무는 2016년에 645.2조원으로 2015년 595.1조원에 비해 50.1조원 증가했다. 이는 국내총생산에 40.1%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문제는 국가채무의 증가속도가 상당히 빠르다는 점이다. 2012년말 443.1조원(34.3%)에서 매해 8% 이상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전체적인 양과 속도에서 관리가능한 수준인 지에 대한 질문이 필요한 시점이다.
또한, 국가채무 중에서 예산의 적자를 메우기 위해 발행한 국채인데, 차후에 국민 세금으로 갚아야 하는 적자성 채무의 규모와 늘어나는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점이다. 이번 정부에서의 적자성 채무는 현재까지 총 333조원으로 나타난다. 노무현 정부의 적자성 채무의 순증 규모는 84.3조원으로 적자성 채무 총액은 127.4조원이다.
이명박 정부의 적자성 채무의 순증은 92.6조원으로 총액은 220조원 규모였다. 현 정권 임기가 반환점을 지난 상태에서 이미 적자성 채무는 113조원이 증가했고 총액은 333조원 수준이다. 따라서 세출에 대한 구조조정, 지하경제 양성화, 세수기여도 등을 감안해 적정 수준 이하로 떨어뜨릴 필요가 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