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는 제조업이 하드웨어 중심이었는데 소비에 대한 품격이 올라가면서 소프트파워가 중요한 시대가 왔습니다. 소프트파워 가운데서도 디자인은 접근하기가 쉽고 변화에 따라 변화의 차이를 빨리 느낄 수 있는 요소이기 때문에 더욱 중요하죠."
김선화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
사진)은 현대 시대에서 소프트파워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며 이 같이 설명했다.
김 연구위원은 중소기업의 디자인 투자에 있어 '최고경영자(CEO)의 인식 변화'를 최우선의 과제로 꼽았다. 중소기업의 경우 CEO의 경영방침이 제품 설계부터 제작, 판매에 이르기까지 그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현대 시대에서 기업경영을 하기 위해서는 디자인에 관심을 가져야 살아 남을 수 있습니다. 소비자 트렌드를 따라가는 게 아니라 이끌어야 하기 때문에 디자인에 대한 인식을 하루 빨리 바꿔야 하는 것이죠. 하드파워가 중요하지 않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하드파워는 기본적으로 갖춘 상태에서 소프트 파워가 더해지면 그야말로 이것이 기업의 막강한 경쟁이 되는 것입니다."
그는 CEO의 인식 변화와 함께 정부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중소기업에 있어서 디자인이 사각지대로 여겨지는 만큼 이를 활성화 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이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현행 중소기업 지원정책의 구조는 수단별(기술R&D, 인력, 자금, 판로 등), 대상별(전통시장, 소상공인, 중소기업, 중견기업, 여성기업, 벤처기업 등)로 구분되어 있다. 이 가운데 디자인에 대한 지원은 별도로 책정되지 않았다. 기술R&D, 인력, 자금, 판로 등에 포함되어 지원이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김 연구위원은 "중소기업 지원정책 수단에 기술R&D 지원과는 별도로 ‘디자인’을 구분해 포함하게 된다면 디자인 정책 접근성과 활용도가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에서도 디자인이 초기단계부터 끝까지 전반적으로 적용될 수 있게끔 지원을 해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의 기술R&D에 대한 지원은 꾸준히 늘고 있지만 연구개발을 거쳐 사업화로 이어지지 못하는 현상을 지적하면 원인은 '디자인의 부재'에 있다고 꼬집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3년간 R&D 실적이 있는 중소기업 300개를 대상으로 '중소기업 R&D 사업화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에서도 사업화 성공률은 59.2%로 절반에 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개발은 성공적으로 마쳤지만 이 가운데 절반이 사업화로 이어지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김 연구위원은 "연구개발 이후에 사업화를 위해서는 소비자가 좋아할 만한 디자인이 가미가 돼야 하는데 디자인이 배제되면서 성공률도 점차 줄고 있는 것"이라며 "따라서 디자인은 어느 한 단계에서만이 아니라 초창기부터 도입돼야하는 요소"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모든 일은 정부의 지원만 있어서도 기업의 노력만 있어서도 안된다"며 "공동의 노력이 필요한 일"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