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AC닐슨에 따르면 팔도짜장면과 진짜장은 지난달 매출 기준 전체 16위와 18위를 기록했다. 매출액은 각각 23억원과 20억원 수준이다.
이번 순위는 두 제품이 출시된지 한달 가량이 지난 뒤 받은 사실상의 첫 성적표다. 앞서 진짜장은 7월20일, 팔도짜장면은 같은달 23일 출시된 후 지난달 초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갔다.
출시 당시 양사는 각자 '중국집 짜장맛'을 재현했다며 자사의 제품이 맛에서 우위에 있음을 부각시켰다. 오뚜기는 "타사 제품과는 달리 액체스프를 사용해 정통 짜장의 풍미를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으며, 팔도 역시 "타사 제품과는 다른 액상 짜장소스를 사용해 양파와 감자 등 원물의 맛을 최대한 살린 제품이라 맛에 대해서는 자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짜왕의 성공적인 시장 안착으로 '굵은면발 짜장'이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이들 제품에 대한 기대감 또한 큰 것이 사실이었다. AC닐슨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짜장라면 시장 규모는 938억50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34억300만원) 대비 12% 성장했다. 전체 라면시장 규모(6133억9000만원)가 4.2% 줄어든 것을 감안했을 때 라면 제조업체 입장에서 1300~1500원대의 고가 짜장라면은 가장 큰 성장 동력원인 셈이다.
하지만 짜장라면 인기에 편승하기에는 기존 제품들의 벽이 너무 높았다. 실제로 최근 수년간 라면시장 상위 10위는 변동이 거의 없다. 지난해까지 인기를 끌었던
삼양식품(003230) '불닭볶음면'이 10위권 밖으로 밀려나고 짜왕이 진입한 것과 여름철 팔도비빔면의 순위가 일시 상승하는 것 정도가 눈에 띄는 변화다.
이에 대해 양사는 매출액과 순위를 감안했을 때 신제품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입장이다. 팔도 관계자는 "출시 첫달 부터 매출 20억원 가량을 올린 제품은 꼬꼬면 이후 처음"이라며 "오히려 판매량을 공급물량이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라 협력업체들과 생산을 가속화하기 위해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오뚜기 관계자 역시 "판매수량으로 보면 전체 점유율의 1.3%를 차지해 첫달 실적으로 선전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진한 짜장맛과 액상소스의 편리함을 알리는 다양한 마케팅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들이 출시 첫 달 쏟아부은 마케팅 역량에 비해 성과가 미진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 역시 힘을 얻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순위는 최근 불어닥친 굵은면발 짜장의 인기와 대형마트 행사, TV 광고 등 양사의 마케팅 활동에 비하면 다소 부진한 성적"이라며 "라면의 경우 소비자들이 지금껏 먹어 왔던 제품을 재구입하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아 상위권 진입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농심, 오뚜기, 팔도에 이어 삼양식품도 지난 18일 '갓짜장'을 선보이며 프리미엄 짜장라면 시장에 뛰어들었다. 삼양식품은 갓 볶은 고소함과 파기름을 통한 풍미를 앞세워 시식단, SNS 이벤트 등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철 기자 iron62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