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신용등급, 한국이 일본 신용등급 모두 앞서

S&P, 한국 상향·일본 하향

입력 : 2015-09-29 오후 1:11:45
최근 국제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한국과 일본의 신용등급을 조정하면서 국가신용등급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S&P는 재정건전성 등을 이유로 한국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 올린 반면, 일본은 국가채무 등의 이유로 끌어내렸다. 이에 따라 한국은 3대 신용평가사, 무디스(Moody's)·S&P, 피치(Fitch)의 신용등급에서 모두 일본을 앞서게 돼 주목받고 있다.
 
S&P는 지난 15일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을 A+에서 AA-로 한 단계 상향조정했다. AA-는 국가신용등급 중 네 번째 높은 단계로 세계 최고 수준의 신용등급이다. 한국은 1995년 5월 S&P로부터 AA- 등급을 받고 1997년 10월까지 이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1997년 12월 외환위기를 맞으면서 투자부적격 등급인 B+로 무려 10단계나 낮은 수준으로 하락했다.
 
이후 우리나라는 경제회복으로 2012년 9월 A+까지 등급을 올렸지만, 남북 대치 국면 등을 이유로 그 이상은 받아내질 못했다. S&P로부터 AA- 등급을 회복하는 데에는 18년이 걸렸다.
 
또다른 신용평가사인 무디스와 피치의 경우, 한국에 대해 좀 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려 이미 2012년에 각각 Aa3와 AA-를 부여해 외환위기 이전의 등급을 회복시켰다. 이에 따라 한국은 역사상 최초로 세계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모두 AA-(무디스 기준 Aa3) 등급을 받았다.
 
반면에 S&P는 하루 뒤인 16일 일본의 신용등급을 AA-에서 한 단계 하향조정했다. 2011년 1월 이후 약 4년8개월 만의 강등이다. 무디스도 일본의 신용등급을 지난해 12월 Aa3에서 A1으로 한 단계 끌어내렸고, 피치도 지난 4월 기존 A+에서 A로 낮췄다. 일본은 이에 따라 3대 신용평가사 성적에서 한국에 추월당했다. 
 
이처럼 한국이 일본보다 국가신용등급에서 앞서게 된 것은 재정건전성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S&P는 한국의 등급상향 요인으로는 우호적인 정책환경과 견조한 재정상황, 우수한 대외건전성을 꼽았다.
 
S&P는 발표문에서 "한국은 향후 3~5년동안 대다수의 선진국에 비해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통합재정수지가 2000년 이후 대체로 흑자를 기록해 왔고, 순 정부부채도 올해 기준 국내총생산(GDP)의 20%를 소폭상회하는 양호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반대로 S&P는 일본의 신용등급 강등 이유로 과도한 국가채무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S&P는 "일본 정부의 경제 회생 및 디플레이션 종식 전략은 향후 2~3년간 이 약세를 되돌리기 어려워 보인다"면서 "일본의 과도한 국가채무 규모도 신용등급 신용등급 하향조정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강봉주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여타 선진국 대비 높은 성장률, 은행권 대외부채 및 단기부채비율 감소, 건전한 재정정책 등이 영향을 미쳤다"면서 "일본은 경기회복세 제한에 따른 아베노믹스 효과에 대한 의구심 증대와 재정상태 악화 전망에 기인했다"고 진단했다.
 
한종석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 국면에서 등급 상향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일본은 아베노믹스 효과에 대한 시장 기대가 약화되면서 일본 경제의 성장 모멘텀 약화 우려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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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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