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기 둔화로 글로벌 수요가 침체되면서 일본 산업생산이 두 달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METI)은 8월 산업생산이 전월 대비 0.5% 감소한 97.0을 기록했다. 직전월의 0.8% 감소보다 둔화됐으며 전문가들의 전망치인 1.0% 증가 역시 크게 하회한 것이다.
함께 발표된 선적 출하량 지수는 전월 대비 0.5% 감소해 95.7을 기록했다. 선적 역시 일반 기계와 종이 관련 제품 선적이 줄어 두 달 연속 감소 흐름을 이어갔다.
반면 재고 지수는 두 달 만에 처음으로 증가해 0.4% 증가했다. 재고 비율 역시 전월 대비 6.1% 증가한 119.1을 기록해 3개월 만에 증가로 전환했다.
이로써 일본의 산업생산 지표는 두 달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일본 제조업 경기를 가늠하는 생산 지표는 올해 들어 증가와 감소를 반복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연초 1월까지 3.5~4.0% 증가하는 흐름이 이어졌으나 2월에(-3.1%) 큰 폭으로 감소 전환했다. 이어 3월과 5월, 7~8월 모두 감소했다.
METI에 따르면 세부적으로 일반 제조업 기계와 전자 기계, 교통 장비 관련 수요가 모두 감소하면서 생산 지표를 끌어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일본의 경제 회복이 다소 더뎌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마르셀 테일라이언트 캐피탈 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일본 경제의 회복 국면이 서서히 멈추고 있다”며 “이번 생산 지표는 위축된 제조업 경기의 단면을 여실히 보여줬다”고 말했다.
하반기 생산 지표의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METI는 9월 산업생산이 0.1%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달에 조사한 예측치(-1.7%)에서 개선된 것이다. 아울러 10월 산업생산 역시 4.4%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교통장비와 전자 기기들의 수요 증가가 지표를 견인할 것이란 의견이다.
다만, 시장 이코노미스트들은 하반기에도 생산 지표가 증가세로 돌아서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마사키 쿠와바라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제조업 경기의 변동성이 지속되는 한 3분기 일본 제조업 지표 역시 부진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내달 추가 부양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WSJ은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1.2% 감소한 데 이어 산업생산이 두 달 연속 부진하게 나타난 것은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 결정에 적잖은 타격을 줄 것으로 봤다.
마르셀 이코노미스트는 “BOJ의 추가 양적완화 정책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WSJ에 따르면 다수의 이코노미스트들은 내달 6~7일과 30일에 진행될 BOJ 회의에서 추가 부양책이 단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 도쿄 항구의 노동자들이 컨테이너 화물을 선적하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어희재 기자 eyes4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