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난민 문제가 세계적 이슈가 되고 있다. 3살 시리아 난민 아일란 크루디 사망 이후에도 난민 보트 전복사고로 4살 여아의 시신이 터키 서부 이즈미르주의 에게해 해안으로 떠밀려왔고, 그 다음날에도 에게해에서는 난민선이 가라앉아 5살 시리아 소녀가 숨지는 비극이 일어났다.
난민들이 이용하는 배는 대개 개조된 작은 어선이나 구명보트 수준인데다가 배가 워낙 노후하고 승선 인원이 정원의 10배를 넘는 경우가 부지기수여서 익사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현재 세계를 떠도는 난민은 6000여만명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최근 1년 사이 지중해에서만 3500여명의 난민이 목숨을 잃었다.
이러한 최악의 난민 사태에 유럽연합(EU)은 지난주 각료회의와 정상회의를 잇따라 열어 대책을 내놓았다. 최근 메르켈 독일 총리도 통 큰 난민 수용 정책을 발표했다.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등도 난민을 수용하기로 했다. 다소 늦었지만 국제사회는 난민 구호를 위해 나름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민 유입 사태에 대한 대책은 여전히 미흡하다. 시리아, 이라크 등 내전과 정정 불안이 단기간에 해결될 가능성이 희박한 데다 난민 발생과 유입을 막을 뾰족한 방안이 없기 때문이다. 또 헝가리와 세르비아, 크로아티아 등 동유럽 국가들은 오히려 국경에 철조망을 치고 그들의 입국을 철저히 통제하는 등 난민 수용을 둘러싼 동서 유럽 간 갈등도 해결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난민을 수용하는 것은 인도주의 차원에서 당연한 일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죽어가는 난민을 자국 사정을 내세워 수용을 거부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다만, 정치적 비난을 피하기 위해 마지못해 난민을 수용한다손 치더라도 그런 식으로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난민의 가장 큰 원인은 정정 불안과 내전이기 때문이다. 시리아의 경우 정부군과 반군 간 내전에 IS까지 가세하면서 잔혹행위가 끊이지 않자 난민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이처럼 난민의 근본 해결은 전쟁종식인 것이다.
난민 사태는 유럽만의 문제가 아니다. 유럽은 당연하고 전쟁에 책임이 있는 서방국가 등 국제사회 전체가 더 적극적으로 힘을 모아 하루빨리 내전을 종식시키고, IS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또, 중동지역을 안정화 시키고, 기아와 빈곤을 퇴치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다. 지구적 공동과제로 떠오른 난민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포괄적인 해결 노력이 필요하다.
김선영 국제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