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오피스텔 수익률 방어선이 무너졌다. 저금리 시대, 수익형 부동산 인기로 매매가가 상승하며 수익률이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다가구주택, 행복주택 등 대규모 경쟁상품 등장으로 수익률 추가 하락이 우려된다.
5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경기도 오피스텔 수익률은 5.94%를 기록했다. 2010년 7월 조사 이후 6%대를 지켜오던 수익률은 8월 말 5%대로 내려앉았다. 조사가 처음 시작됐을 당시보다 0.81%p 하락했다. 2010년 1억6146만원이었던 평균 매매가는 1억6998만원으로 오르며 수익률을 떨어트렸다.
서울 오피스텔 수익률은 5.46%로 수도권 내에서 가장 낮다. 역시 역대 최저 수익률이다. 인천은 6.95%를 기록, 8월 역대 최저 수익률을 한달 만에 경신했다. 인천의 경우 임대료 변화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9388만원이었던 매매가가 1억921만원으로 상승, 수익률 하락을 견인했다.
임대료 인상이 제한된 상황에서 오피스텔 매매 가격이 오르고 공급도 증가해 향후 수익률 하락은 불가피해 보인다.
전세난과 저금리 기조 지속으로 수익형 오피스텔에 대한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공급량이 빠르게 늘고 있다. ▲2011년 1만3900실 ▲2012년 1만5238실 수준이었던 입주량은 ▲2013년 3만5452실 ▲2014년 4만2692실 ▲2015년 3만8433실(예정)으로 늘었다. 지난해와 올해 9만실가 분양, 당분간 3~4만실 규모의 공급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체 상품인 다가구주택 공급 누적도 수년째 진행되고 있다. 2007~2010년 연 평균 13만6902가구가 인허가됐던 수도권 다가구주택 인허가 실적은 2011~2014년 연 평균 18만1042가구로 급증했다. 올 1~8월 인허가 실적은 9만2014가구로 2007년 조사 후 처음 20만가구를 넘겼던 2013년(20만264가구)보다 빠른 공급 속도를 보이고 있다. 아파트 건설기간이 2~3년 걸리는 것과 달리 다가구주택은 1~2년 정도로 짧아 시장 반응이 빠른 편이다.
정부 임대정책도 오피스텔 수익률 하락 압력을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오피스텔 임대 수요의 상당수가 대학생과 젊은 직장인임을 감안하면 정부 역점사업인 행복주택 수요와 겹친다. 올 해 확정된 행복주택 3만8636가구 중 수도권에는 전체의 절반이 넘는 2만1381가구가 배정됐다. 행복주택은 주변시세의 60~80% 이하의 임대료로 대학생, 사회초년생, 신혼부부에 공급된다. 송파 삼전지구 전용 20㎡는 보증금 3348만원에 월 17만원에 공급, 평균 80대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임병철 부동산114 팀장은 "오피스텔은 아파트나 상가에 비해 저렴하게 투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공급 누적, 경쟁상품 등장과 매매·분양가 상승 등으로 상황이 녹녹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고 말했다.
◇전월세난과 저금리로 오피스텔 인기가 상종가를 치고 있지만 임대주택률은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 사진/한승수
한승수 기자 hans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