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종화기자] 빈곤의 문제가 우리사회의 심각한 이슈로 떠올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13일 발표한 'KDI 정책포럼'에 따르면 중위소득의 50% 이하의 가구비율을 의미하는 '상대빈곤율' 증가 속도가 2000년 이후 최근까지 소득불평등도(지니계수) 증가 속도보다 더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으로 올수록 분배(소득불평등)의 문제보다 빈곤의 문제가 더 심각함을 암시하는 것이다.
지난 2000년 중위소득의 50%를 빈곤선(poverty line)으로 설정한 후 전체 가구에서 빈곤선 이하의 가구비율을 추정한 절대빈곤율도 지난 2002년 이후 9%대에서 하락하지 않고 정체되고 있다.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고서에서도 우리나라의 소득불평등도(가구원 수 기준)는 OECD 평균 정도지만 상대빈곤율은 OECD 평균보다 상당히 높은 나라로 분류된 바 있다.
상대빈곤율은 지난 1982년 이후 1992년까지 감소했으나 `93년부터 증가해 외환위기 직후인 `99년에 12.8%로 가장 높았고, 2000년에 감소했으나 이후 다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절대빈곤율은 80년대와 90년대 초반까지 급속한 성장에 힘입어 급격히 하락, 외환위기 직전인 `96년과 `97년에는 7%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절대빈곤율은 16%까지 상승했고, 2002년에는 8.5%까지 하락했으나 이후 9%대에서 정체되고 있다.
최근 몇년간 절대빈곤율은 상대빈곤율과 달리 증가 추세에 있지는 않지만 감소 추세에 있다고 볼 수도 없는 상황이다. 올해 1분기의 경우는 절대빈곤율이 11.2%로 전년동기(9.9%)대비 1.3%포인트 상승했다.
유경준 KDI선임연구위원은 절대빈곤율 상승의 이유에 대해 "성장률(소득증가율)이 감소했거나 80년대보다 낮아져서 성장효과가 줄어들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보다는 소득분배가 빠른 속도로 악화돼 분배효과가 오히려 빈곤층을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며 "분배구조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유 선임연구위원은 "성장은 빈곤감소의 기본요인이며, 소득분배 개선을 동반한 성장은 빈곤감소를 촉진시키고, 높은 소득불평등도는 빈곤감소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명제가 우리나라에서도 성립한다"고 말했다.
뉴스토마토 김종화 기자 just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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