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손효주기자] 쌍용자동차 노사가 최근 새롭게 대화 가능성을 내비치는 등 미세하나마 한발짝씩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면서 극한 대립으로 치닫던 양측이 접점을 모색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양측간에 여전히 좁혀지지 않는 팽팽한 대립점들이 곳곳에 존재하고 있어, 사태 해결을 낙관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쌍용차측은 최근 “2646명에 이르는 구조조정 숫자에 연연하지 않겠다”며, 14일로 54일째 공장점거 파업을 벌이고 있는 노조가 협상 테이블에 나와줄 것을 호소했다.
"해고에 중점을 둔 구조조정에서 벗어나 구조조정 유형을 다양화할테니, 노조도 절충안을 가지고 협상 테이블로 나온다면 언제든 대화에 응하겠다"는 얘기다.
이에 화답하듯 ‘총고용보장’을 원칙으로 희망퇴직자들을 포함한 2646명 전원 복직을 주장하던 노조의 태도도 한층 누그러진 모습이다.
이창근 노조 기획부장은 “이미 1700명에 가까운 인원이 ‘강제희망퇴직’을 한 이상 총고용보장은 이제 현실적으로 힘을 잃었다고 본다”며 “사측이 구조조정 숫자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말의 의미를 구체화한 다음 원칙적이고 큰틀의 대화의 장으로 나온다면 대타협 가능성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사는 "대화는 언제든 응한다"는 원칙만 되풀이 할 뿐, 서로에 대한 깊은 불신을 감추지 않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구조조정 숫자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사측 발언은 해석의 여지가 많은 추상적인 말”이라며 “2600여명 가운데 1600여명이 희망퇴직을 선택해 결국 사측이 목표한 구조조정 인원의 80% 이상을 내보낸 마당에 숫자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말의 진의가 뭔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쌍용차 관계자도 <토마토TV>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지난달 사측이 제시한 구조조정 최종안인 영업직 전환, 분사, 무급휴직 후 복직 등의 안과 이번 언급의 차이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당시 노조가 안을 제대로 훑어보지도 않고 대화를 거부했지만 이번에는 노조도 적절한 제시안을 가지고 제대로 대화해보자는 것”이라고 답해, 최근 언급이 진전된 절충안은 아님을 내비쳤다.
노조측 이창근 부장은 “구조조정 숫자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한 사측이 협동회 채권단에 가서는 단 한명의 정리해고자와도 함께 할 수 없다는 발언을 했다”며 “또 관리직원 부인들 일부가 시청에 찾아가 시장이 중재역할을 하지말라고 얘기하는 등 사측의 태도에 일관성이 없어 진의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지방경찰청은 14일 오전 '쌍용차 노조 불법 파업 현장 공권력 투입을 위한 대책회의'를 여는 등 공권력 투입 초읽기에 들어갔으며, 민주노총은 오는 25일 쌍용차 문제 해결을 위한 전국노동자대회를 예정하고 있어 쌍용차 노사 갈등이 더 악화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다.
뉴스토마토 손효주 기자 karmare@etomato.com
- Copyrights ⓒ 뉴스토마토 (www.newstomato.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