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촌공사가 발주한 농업용 저수지 둑 높이기 공사 입찰에 참여하면서 담합한 사실이 적발된 건설업체 2곳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부장 한동훈)는 한화건설과 태영건설 각 법인과 이들 업체 임원 1명씩을 공정거래법위반, 건설산업기본법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들 업체는 지난 2010년 11월 진행된 경북 성주군 등 일대 농업용 저수지 둑 높이기 건설공사 제3공구 입찰 과정에서 사전에 합의한 투찰 가격대로 입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그해 8월 농어촌공사에서 해당 입찰을 공고하자 양사의 건설공사 수주담당 임원이 서울에 있는 호텔 커피숍에서 가격을 담합해 3공구 입찰에 참여하되 구체적 사항은 실무자를 통해 협의하기로 합의했다.
사전 합의에 따라 한화건설은 공사 추정금액 475억원의 99.98%인 474억9232만원, 태영건설은 99.96%인 474억8126만원에 투찰했고, 결국 입찰에 참여한 이들 2개 업체 중 한화건설이 높은 투찰률로 낙찰됐다.
또 입찰 과정에서 한화건설과 태영건설은 투찰 시점에 상대 업체에 직접 직원을 보내 합의한 가격대로 투찰하는지 서로 감시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러한 담합 행위를 적발해 한화건설에 14억2400만원, 태영건설에 6억9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후 지난 5월 이들 업체를 검찰에 고발했다.
태영건설은 리니언시(자진신고자 감면제) 신청 업체였지만, 한화건설에 리니언시 사실을 누설했다는 이유로 이를 인정받지 못해 공정위 고발 대상에 포함됐다.
공정위 조사 당시 한화건설과 담당 임원은 혐의를 전면 부인했으나, 검찰 수사 과정에서 태영건설뿐만 아니라 한화건설도 공모 관계와 범행 경위 등 혐의를 모두 자백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이 건설공사는 농어촌공사가 농업용 저수지 둑을 높여 저수량을 증가시킨 후 더 많은 양의 물을 하천으로 흘려보내 수질을 개선하는 계획을 수립하고, 총 96개 지구에 사업비 총 약 2조3000억원이 투입된 사업이다.
검찰 관계자는 "대형 관급공사 가격 담합은 경쟁 제한의 정도와 국가 재정에 대한 악영향을 고려해 엄중히 처벌할 필요성이 크다"며 "공정위에서 고발되지 않은 임원급 실행 행위자 2명을 법정형이 공정거래법위반죄보다 높은 건설산업기본법위반죄로 인지해 법인과 함께 정식 기소하는 등 엄정하게 대처했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사진/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