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가 기업인, 정책자문단, 관련 전문가 등과 공동으로 중장기 경제개혁 추진 전담사무국을 설치한다. 추진안이 ‘반짝 홍보이벤트’에 그치지 않도록 ‘경제어젠다 추진지수’를 마련해 보완키로 했다.
대한상의는 기업의 사회적 지위 향상, 선진기업환경 조성, 미래세대 준비 등 3대 핵심 어젠다를 발표하고 추진 전담사무국을 이달 중 설치한다고 12일 밝혔다.
대한상의는 2개월간 3개 주제별 실무회의를 갖고, 오는 12월에는 ‘중장기 경제어젠다 전략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전략회의는 반기별로 실시하고 사무국장은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과 송의영 서강대 교수(정책자문단 간사)가 맡는다.
대한상의가 사무국을 설치한 배경은 최근 경제전문가(학계, 연구계) 50여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 때문이다. 국가의 경제혁신과 구조개혁 추진속도를 묻는 질문에 ‘다소 지지부진하다’(55.0%) 또는 ‘거의 이루어진게 없다’(42.9%)는 응답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경제혁신과 구조개혁의 스피드가 떨어졌다는 판단에 따라 전담 사무국을 두고 ‘속도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대한상의는 전략회의가 ‘반짝 이벤트’로 끝나지 않도록 보완책을 만들었다. 대한상의는 관계자는 “기업인 정기 조사패널을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경제어젠다 추진지수를 산출할 계획”이라며 “정책의 실행력, 일관성, 호감도 등을 전방위적으로 볼 수 있는 잣대를 만들어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킬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조동철 KDI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우리사회가 늘 개혁을 강조하고 있지만 이를 현장에서 모니터링하여 실질적인 개혁추진을 주도할 마땅한 그룹이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대한상의는 전국 15만개 기업의 현장의견을 수렴해 정책화할 수 있어 민간 싱크탱크로서 특장점을 지녔다”고 기대했다.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기업은 늘 하던 얘기만 한다’는 수준에서 벗어나 실증증거, 연구에 바탕을 둔 토론과 검증을 해 나갈 것”이라며 “나아가 토론결과에 따라 정책설계, 집행방법까지 제시되는 실효성 있는 회의체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상의는 3대 핵심어젠다를 통해 상명하복, 임기응변식 업무지시, 남성위주 조직운영 등 구시대적 기업문화를 개선해 조직의 건강도를 높일 예정이다. 아울러 사전규제를 사후감독이나 처벌로 바꾸는 등 규제의 근본 틀을 바꾸고 비시장적 입법환경도 모니터링하고 '그림자규제’로 불리는 일선 공무원의 자세개선도 유도할 방침이다.
경제계 선정 3대 어젠다. 자료/대한상공회의소
김민성 기자 kms07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