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소매유통업종 경기전망이 양극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홈쇼핑과 인터넷 쇼핑 업종은 호황이 예상되는 반면 슈퍼마켓과 편의점 등 전통 매장은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 코리아그랜드세일, 블랙프라이데이 등 대형 이벤트가 열렸던 데 비하면 전반적인 유통업계 체감경기는 크게 나아지지 못할 것이라는 평가다.
13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최근 서울 및 6대 광역시 944개 소매유통업체를 대상으로 한 ‘2015년 4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는 지난 3분기와 동일한 ‘96’으로 조사됐다.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는 유통업체들이 체감하는 경기를 수치화한 것으로 지수가 100을 넘으면 다음 분기 경기가 이번 분기보다 호전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이고 100미만이면 반대다.
업태별로는 홈쇼핑과 인터넷쇼핑의 전망이 밝다.
홈쇼핑은 전분기 대비 33포인트 오른 120을 기록하면서 호조세를 보일 것으로 조사됐다. 겨울 특수와 급성장하는 모바일 쇼핑시장 덕분이다. 인터넷쇼핑도 3분기(106)보다 2포인트 오른 108을 기록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1인 가구 증가로 인해 솔로이코노미(Solo Economy) 확산과 배송·포장 기술발달로 인한 신선식품 구매가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백화점(91)은 중국 국경절(10월1∼7일) 기간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 증가와 대규모 할인행사로 인해 전분기보다는 다소 나아지겠지만 큰 폭의 개선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슈퍼마켓(90)과 편의점(87)도 동절기 진입에 따른 유동인구 감소, 음료ㆍ아이스크림 등 주력품목의 매출 감소로 4분기 부진이 예상됐으며 대형마트(93)는 업태 내 경쟁 심화가 매출 증대에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경종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개별소비세 인하, 내수활성화 이벤트 등으로 10월 유통업 경기는 회복국면을 보이지만 내수경기 회복에 대한 본격적인 신호가 들어오지 않는다면 반짝 회복세에 그칠 수 있다”며 “정부뿐만 아니라 유통업계가 해외관광객 유치를 위한 마케팅 강화, 불황 타개를 위한 실속 상품 개발 등의 노력을 통해 내수부진을 극복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4일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에 서울롯데백화점 본점을 찾은 시민들이 쇼핑을 즐기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민성 기자 kms07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