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미라클 두산'이 실현됐다. 7회초를 마치며 7점이나 뒤져 있던 두산이 7회초와 뒤이은 8회초에 조금씩 점수를 내더니 9회초 한꺼번에 6점을 내면서 역전에 성공한 것이다. 7회초만 해도 기정사실처럼 느껴졌던 준플레이오프 5차전은 없던 일이 됐고, 두산은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사진/뉴스1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는 14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5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넥센 히어로즈에 11-9로 역전승하며 시리즈 전적 3승1패로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땄다. 두산은 오는 14일 NC 다이노스와 플레이오프 1차전을 시작으로 맞붙게 된다.
두산은 전날(13일) 3차전에서 패한 데 이어 4차전까지 내줄 위기에 놓였지만 경기 후반 반전 드라마를 쓰면서 결국 준플레이오프 경기를 4차전에서 마쳤다.
선취점은 두산의 몫이었다. 두산은 2회 1사 이후로 최주환이 넥센 3루수를 스쳐 지나가는 좌선상 2루타를 날렸고, 로메로도 같은 코스로 2루타를 치면서 먼저 점수를 뽑았다. 이어서 오재원의 좌익수 뜬공 아웃 이후로 김재호가 좌중간 적시타를 치면서 1점을 더했다.
그렇지만 넥센이 2회말 곧바로 2-2의 동점을 만들었다. 박병호와 유한준의 연속 볼넷에 스나이더의 땅볼을 엮어 1점을 땄고, 김하성의 안타를 치고 조금 후 상대 견제 실책이 나오면서 3루의 스나이더가 홈을 밟으며 동점이 됐다.
2의 행진은 4회 깨졌다. 넥센이 2사 1, 2루 찬스에 9번 타자 박동원이 주자 2명 모두를 홈에 부르는 2타점 좌중간 2루타 기록으로 리드를 가져왔고, 고종욱도 적시타를 보태면서 순간 1점을 추가 만회했다.
4회에 3점을 뽑아낸 넥센은 5회와 6회도 달아나는 점수를 만들었다. 5회 팀의 선두타자로 나선 박병호가 솔로포를 터뜨렸고, 이어진 2사 1, 3루 찬스에 박동원이 우중간을 가르는 2타점 적시 2루타를 치며 6점차 리드를 얻어냈다.
두산은 이 때까지 넥센 선발 양훈에 꽁꽁 묶여 2득점에 그쳤다. 설상가상으로 선발 이현호는 물론 중간계투까지 무너졌다. 6회말 2-9로 두산은 넥센에게 끌려다녔고 패전이 눈앞이었다.
양훈. 사진/뉴스1
다만 두산은 7회초부터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 7회초 1사 2, 3루 찬스에는 김재호의 2타점 적시타를 시작으로 추격을 개시했고, 8회초에는 선두타자 허경민의 3루타와 김현수의 땅볼로 5-9로 넥센을 추격했다.
그래도 아직 4점이나 차이가 나는 상황이었다. 결국 두산은 9회초 6점을 내며 대역전 드라마를 작성했다. 오재원과 김재호의 연속 안타로 만든 1사 1, 3루 찬스에 허경민의 1타점 적시타로 1점을 추격했고, 오재일의 볼넷으로 형성된 만루 찬스에 김현수가 2타점 적시타를 터뜨려 결국 1점차까지 뒤를 쫓았다.
뒤이어 양의지가 좌중간을 가르는 장타를 폭발했고 넥센 외야진의 실책이 더해지며 두산은 10-9로 마침내 역전했다. 이어 넥센의 폭투가 나오자 양의지가 홈으로 달려서 마침내 추가 득점까지 올리며 두산은 11-9로 대역전 승리에 다가갔다.
두산은 이후 9회말 필승 마무리 이현승이 등판해 2점차를 지키며 가까스레 준플레이오프 시리즈를 마쳤다.
이날 두산은 선발 이현호가 3이닝 3실점(2자책)으로 조기 강판된 이후 마운드에 오른 노경은과 윤명준이 추가 실점하며 경기를 어렵게 치렀다. 하지만 타선 기운이 후반 대폭발하며 극적으로 플레이오프 진출 자격을 얻었다.
반면 넥센은 선발 양훈이 6.1이닝 동안 10피안타 4실점으로 선발로서 자기 몫을 다했지만 9회 마운드에 오른 한현희와 조상우가 무너지며 올해 포스트시즌을 끝내 마감했다.
역전에 성공 후 포효하는 두산 양의지. 사진/뉴스1
이준혁 기자 leej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