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류석기자]
한글과컴퓨터(030520)와 자사 출신 개발자들이 모여 설립한 스타트업 '쿠쿠닥스'의 소송전이 1년이 넘도록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저작권위원회(저작위)의 감정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저작위의 감정에 따라 재판 결과가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15일 한컴과 쿠쿠닥스 간에 프로그램 배포 금지에 관한 1차 민사 공판이 열렸지만 재판부가 의뢰한 저작위의 감정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아 판결은 보류됐다. 감정 결과 발표가 길어지면서 판결 또한 늦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예정돼 있던 지난 7월에 이어 지난 9월24일 공판도 열리지 않았다. 계속된 연기 끝에 15일, 공판이 진행됐지만 감정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재판부의 의견에 따라 판결은 나오지 않은 것이다. 오는 11월26일 공판이 다시 진행될 예정이다.
한컴은 지난해 11월 쿠쿠닥스가 회사 핵심기술을 빼돌리고, 동종업체를 세워 이득을 챙기려 한 혐의(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가 있다며 경찰에 고소한 바 있다.(관련기사:
한컴, 신생 SW 스타트업과 고소전)
이유호 쿠쿠닥스 대표는 "한컴의 SW와 쿠쿠닥스의 SW의 소스코드를 전수조사한 결과 자바스크립트 코드에서 유사한 부분이 나왔지만, 자바스크립트의 경우 오픈소스 활용해 만들어지기 때문에 유사한 코드가 나올 수 밖에 없다"며 "네이버와 구글의 제품을 한컴 제품과 비교해도 같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이 사건은 검찰로 송치된 후 기소 중지됐다. 이후 한컴은 형사소송과 민사소송을 반복해 제기하며 법정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는 한컴이 쿠쿠닥스를 상대로 프로그램 배포 금지를 위한 민사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지난 5월 한컴측의 요구에 따라 재판부는 저작위에 영업비밀 침해 여부에 대한 감정을 맡겼다. 구태언 법무법인 테크앤로 대표변호사는 "저작위의 감정결과가 재판의 결과를 좌지우지 한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감정을 신청한지 6개월이 돼 가지만 아직 결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한 업계관계자는 "저작권위원회의 SW 감정 결과는 통상적으로 3개월 정도면 나온다"며 "6개월 가량 걸리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유호 대표는 "한컴이 송사를 계속해서 이어가면서 의도적으로 우리 영업을 방해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한컴측은 "검찰을 통해 기술적인 부분을 면밀히 검토 중에 있다"며 "본 건은 쿠쿠닥스가 타겟이 아니라, 한컴의 자산보호 및 보안유지를 위한 기업의 의무를 이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류석 기자 seokitnow@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