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가격·성능 다 잡은 볼보 S60 D3…"두 마리 토끼는 나처럼"

입력 : 2015-10-15 오후 4:05:09
[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볼보코리아의 올해 판매목표는 4000대다. 지난달까지 3026대를 판매했으니 남은기간 판매 목표 달성이 크게 어려워 보이지는 않는다. 2013년 1925대, 지난해 2976대를 판매한 점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성장세다. 그리고 이 중심에는 간판 모델인 S60이 있다.
 
9월까지 올해 총 855대가 판매된 S60의 트림 선택지는 크게 두가지였다. 보급형 격인 D2 또는 고급형 D4가 그것이다. 합리적인 가격대를 원한다면 D2를, 고급 옵션과 높은 주행성능을 원한다면 D4를 선택하는게 일반적이었다.
 
볼보코리아는 두 가지 트림에서 고민하는 소비자들의 선택을 돕기위해 합리적 가격과 부족하지 않은 수준의 주행성능 및 옵션을 갖춘 D3 트림을 지난 7월 출시했다.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판매 첫 달 D2보단 적게 D4보다는 많이 팔렸던 D3는 8월과 9월 연달아 가장 많이 팔린 트림으로 자리 잡았다.
 
사진/볼보코리아
 
성능과 합리적 가격 모두 포기하고 싶지 않은 소비자들의 심리를 잘 공략했다는 의미다. 과연 볼보가 S60 D3를 통해 어떤 모습으로 두마리 토끼에 대한 공략을 제시했는지 직접 확인해봤다.
 
투박하기 그지 없었던 과거 볼보의 디자인은 최근 많은 진화를 이뤘다. 화려하거나 한눈에 들어오는 외관은 아니지만 한층 젊어졌다는 것은 부인하기 힘들다. 특히 S60이 프리미엄 스포츠 세단으로 포지셔닝된 만큼 특유의 우직함을 잃지 않으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을 구현했다.
 
날렵하게 잘 다듬어진 싱글 헤드램프는 역동적인 이미지를, 넓직한 전면 그릴은 안정감을 강조한다. D2 트림과 차별화되는 듀얼 인티그레이티드 테일 파이프와 확실히 새겨진 D3는 스스로의 존재감을 강조하는 듯 하다.
 
볼보 S60 D3 전후방 디자인. 사진/정기종 기자
 
내부 역시 잘 정돈된 첫 인상을 준다. 깔끔한 디자인의 계기판 디지털 디스플레이는 운전자 취향에 따라 3가지 모드로 변경이 가능하다. 큼직하고 정직하게 달려있는 공조장치 조작 버튼들은 다소 투박해보일 수 있으나 직관성만큼은 둘째가라면 서러울만큼 쉽게 구현돼있다. 화려함보단 안전과 실용성을 선택한 볼보의 고집스러움이 잘 묻어있다.
 
볼보 S60 D3 내부 전경. 사진/정기종 기자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에 구현된 한국형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역시 한글화가 잘 이루어져있다. 무엇보다 한글 파일명을 인식하게된 점이 반갑게 다가온다. 한글화된 내비게이션 역시 국내 업체들만큼의 수준은 아니지만 불편하지 않은 수준의 시인성을 제공한다.
 
한국형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구현된 한글 메뉴 화면. 사진/정기종 기자
 
뒷좌석은 썩 넓지 않다. 그렇다고 내부공간이 '프리미엄' 세단이라는 이름이 부끄러울 정돈 아니다. 확실히 화려함으로 승부하는 차는 아니라는 인상이 강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 열림 버튼을 누름과 동시에 통풍기를 작동시켜 내부 냄새를 외부로 배출시키는 클린존 인테리어 패키지나 차량 내부로 유입되는 공기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내부 유입을 막는 실내 공기 청정 시스템 등은 이 차를 결코 가볍게 볼수 없는 세심한 요소다.
 
시동을 걸고 거리로 나섰다. S60 D3에 장착된 '드라이브-E 파워트레인은 최대 토크 32.6kg·m, 최대 출력 150마력의 동력성능을 구현했다. D4보다는 8.2kg·m, 40마력씩 낮고, D2보다는 5.1kg·m, 35마력씩 높다.
 
사진/볼보코리아
 
오너 드라이버는 아니지만 기존에 경험했던 두 모델과 얼마나 큰 주행성능차를 보일지 궁금해지는 부분이었다. 결론은 일반 도심주행에서의 큰 차이는 없다는 점이다. 직렬 4기통 싱글 터보 엔진으로 트윈 터보인 D4와 차이는 있지만 일상구간 주행에 최적화된 성능을 발휘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미끄러지듯 도로로 쏘아져나와 안정된 코너링을 보여준다. 일반 운전자가 느끼는 체감차 역시 크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8단 변속기가 6단으로 줄어든 것이 아쉬운 부분이다. 제원상 연비는 복합 16.7km/l(도심 14.9 km/l, 고속도로 19.7 km/l) 수준. 에어컨을 켜고 도심과 고속도로를 오가며 150km를 주행한 시승구간 연비는 15.2km/l 수준이었다.
 
연비측정은 구간별로도 확인이 가능하다. 사진/정기종 기자
 
D4 대비 합리적 가격 책정을 위해 다소 낮아진 동력성능과 마찬가지로 고급 옵션들도 일부 삭제됐다. 오토 하이빔을 비롯해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선유지 및 이탈 경보장치 등이 대표적이다. 출시 당시 기본 탑재되지 않았던 후방 카메라는 국내 소비자들 요구를 반영해 현재는 포함해서 출고 중이다.
 
안전의 대명사 볼보답게 타사 모델대비 부족함 없는 안전시스템은 여전하다. 레이더 사각지대 경보 시스템을 비롯해 볼보 특유의 시티 세이프티, 액티브 벤딩 라이트 등은 주행 시 부지런히 위험 요소들을 알려왔다.
 
정체성이 명확했던 D2와 D4 사이에 추가 트림을 출시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자칫 전 트림의 균형을 망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볼보는 소비자들의 가려운 곳을 잘 긁어주며 균형감 있는 D3 트림을 시장에 안착시켰다. 볼보 D3의 국내 출시가격은 4270만원. 100만원 가량 저렴한 D2보단 묵직하고 500만원 비싼 D4보단 힘을 뺀 라인업이다.
 
기존 볼보차를 선호하는 이들에게는 물론 4000만원 초반대 수입 세단을 고려하는 소비자들의 구매 후보 리스트 앞줄에 놓일 경쟁력은 충분해 보인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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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