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남규 한화생명 사장(사진)은 '영업통'에 '중국통'으로 영업과 해외법인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고 평가 받는다.
차남규 사장은 부산 출신으로 부산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해 1972년 한화기계에 입사했다. 2002년에 한화생명 지원총괄 전무를 역임하고 2005년에는 한화그룹의 중국본부장을 지냈다. 2009년에 한화생명 부사장에 이어 2011년 대표이사가 된 후 현재까지 대표이사직은 역임하고 있다.
차 사장은 제조, 금융 두 분야를 모두 거쳐 그룹 전략에 능통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과거 한화기계에 입사해 FAG한화베어링과 여천NCC 등 그룹 내 제조 계열사를 두루 거친 덕분이다. 또 기업 비전을 제시하고 추진해 나가는 데 거침없기로도 유명하다. 특히 한화생명으로 넘어온 이후 영업총괄 부사장을 역임하는 등 현장을 중시하는 CEO로 불린다.
그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경영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 차 사장은 공식석상이나 간담회 마다 ‘현장’을 강조하기로 유명하다. 그 이유는 ‘현장의 활력이 곧 영업력’을 나타내며 회사의 미래성장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는 “현장의 목소리를 통해 FP와 고객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 지 답을 얻는다”고 말한다.
차 사장은 취임 이후부터 매년 전국 7개지역본부 및 지역단을 찾아 기관장 및 FP들의 의견을 경청해 경영에 반영해왔다. 그는 출근시간에 맞춰 음료를 나눠주며 현장에서 땀 흘리는 FP들의 노고에 감사를 표하고, 직접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매월 전국의 우수 지역단장들을 초청해 격려하는 행사도 빼놓지 않고 실시하고 있다.
차 사장은 현장방문에서 나온 건의사항을 반영해 여성들을 위한 수유공간을 확충할 것을 지시했고 고객중심경영을 위해 매월 본사 임원과 팀장의 콜센터 체험을 정례화 하도록 했다. 9월부터 매월 4~5명의 본사 임원들은 콜센터를 찾아 직접 고객상담을 하고 있으며 고객불만 사례를 청취하고 있다.
차 사장은 이달 초에도 ‘찾아가는 사랑카페’를 통해 현장을 찾았다. 여름철에는 차량을 이용한 이동식 카페를 준비해 매일 2~3개씩 전국에 분포되어 있는 61개 지역단의 FP들을 직접 찾아 음료를 나눠주며 격려를 했다.
차남규 사장은 올해부터 FP들의 공로에 대한 지원책인 ‘우리회사 주주되기 특별지원’도 마련했다. 올해 상반기 영업실적이 우수한 8000여명의 FP들에게 45만3660주의 한화생명 주식을 지급한 것이다.
하반기에도 비슷한 규모로 자사주를 추가 지급할 계획이다. 이와 같은 정책은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경영철학인 ‘신용과 의리’ 정신을 토대로, FP는 가족이자 동반자이며 ‘FP가 있어야 회사가 성장한다’는 한화생명 고유의 상생문화를 한 발 더 확장시킨 결과다.
한화생명 차남규 사장의 소통경영은 현재 진행형이다. 앞으로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현장과 지속적으로 소통해 영업현장을 위주로 한 한화생명만의 기업문화와 전통을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또한 한화생명은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유연하고 강한 조직을 바탕으로 끊임없는 효율화, 보험과 금융의 융합 등을 경영진부터 솔선수범해 실천하는 기업문화를 이어갈 계획이다.
앞으로 차 사장의 과제도 많다. 올초 경영전략회의에서 강조한 ‘세계 최고 수준의 사업역량 구축’, ‘지속 성장을 위한 비용 경쟁력 확보’, ‘해외 시장 입지 강화’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글로벌 시장의 경우 진출 10년이 넘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차 사장이 '해외통'으로 불리는 만큼 내부에서도 이 부분에 대한 기대가 크다.
또한 2020년에 도입되는 IFRS4 2단계에 대한 대비책도 세워야 한다. 현재 한화생명의 자본금은 7조~8조원 수준으로 이 중 자본(채권)보유 평가이익이 약 30~40%를 차지한다. 부채평가이익이 반영되면 현재 자본금에서 2조~3조원 이상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차 사장에게 뉴 노멀 시대를 맞아 해외 시장의 수익성과 새로운 회계기준에 대응하는 탄탄한 포트폴리오가 과제로 남아있다.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