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당일의 박근혜 대통령 사생활 의혹을 보도해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일본 산케이 신문의 가토 다쓰야(48) 전 서울지국장에게 검찰이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0부(재판장 이동근) 심리로 19일 열린 가토 전 지국장의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가토 전 지국장은 박근혜 대통령을 비방할 목적으로 명예훼손을 침해했다"면서 이같이 구형했다.
검찰은 "가토 전 지국장은 세월호 침몰 사고 발생으로 대한민국이 혼란에 빠졌을 때 출처가 불분명한 소문을 보도하고 그 내용 또한 허위사실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다"면서 "범행 동기 측면에서도 청와대로부터 엠바고 파기에 대한 제재 조치 이후 이같은 음해성 보도를 했다는 점이 충분히 입증됐다"며 구형 의견을 밝혔다.
또 "가토 전 지국장은 현재까지 아무런 사과나 피해회복을 위한 노력도 없이 범행을 계속 부인하고 있다"면서 "오히려 수기 형식을 통해 자신의 기사로 대통령에 관한 소문이 허위라고 밝혀진 건 한국 입장에서 좋은 게 아니냐고 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은 직위상 개인적인 처벌 의사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비서를 통해 산케이 신문에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했으며 정윤회씨 역시 증언을 통해서 해당 보도로 인해 사생활을 심각하게 침해당했다고 호소하며 강력한 처벌을 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가토 전 지국장의 변호인은 대통령의 남녀관계를 보도한 것은 맞지만 구체성이 없어 사실을 적시한 것이 아니며, 설령 기사 일부에 허위사실이 있더라도 가토 전 지국장이 소문 내용을 허위라고 인식하지 못해 명예훼손의 고의가 인정될 수 없다는 취지로 최후 변론했다.
또 대통령과 정씨와의 관련 사안은 공적사항에 해당하므로 공공의 이익을 위해 보도한 것이지 비방 목적을 가지고 보도한 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날 가토 전 지국장은 최후진술에서 "검찰에서부터 지금까지 대통령의 명예훼손을 침해할 의도가 없었다는 점을 계속 밝혀왔다"면서 "한국 정치와 사회 모습을 있는 그대로 전하는 게 사명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한국인 친구들도 이번 형사사건 처분을 비정상적이라고 한다"며 "기사에 문제가 있다면 형사가 아니라 민사로 가야 할 일"이라는 말도 했다.
다음 선고기일은 다음 달 26일 오후 2시에 열린다.
앞서 가토 전 지국장은 지난해 8월 일명 '증권가 찌라시'를 바탕으로 세월호가 침몰한 당일에 박 대통령의 행적에 의혹을 제기해 정보통신망이용촉진법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다.
기사에는 '박근혜 대통령 여객선 침몰 당일, 행방불명..누구와 만나고 있었나?' 제하의 해당 기사에는 박 대통령이 당시 정윤회씨와 함께 있었다는 내용의 사생활 의혹이 담겼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사생활 의혹을 제기한 가토 다쓰야 전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이 지난 8월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8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신지하 기자 sinnim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