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스토리)보유주식 폭락했다면…손절 대신 증여 어떨까?

금융상품 특성따라 세테크 활용법 다양…적립식펀드+사전증여='세테크'

입력 : 2015-10-20 오후 2:52:26
주식투자자 장석진(52)씨는 5000만원을 투자해 주당 5만원씩 1000주를 매입했다. 최근 시장이 조정기에 접어들면서 매수한 종목의 주가가 1주당 2만원까지 떨어졌다. 손절을 고민하던 그는 증여세 절약을 감안해 미성년인 딸에게 이 주식을 모두 증여하는 게 어떨까 생각했다.
 
주식 등 증여재산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국세청의 '2015년 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증여세 신고 재산가액 18조2102억원, 증여 수증자는 8만8972명이었다. 증여 재산가액은 2013년 이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주가 하락 시기를 활용한 상장기업 주요주주들의 증여 지분공시 역시 눈에 띈다.
 
증여는 일반적으로 부동산에 해당하는 개념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금융상품은 특성에 따라 증여 시기와 규모를 잘 활용해 세테크로 활용하기 쉽다.
 
이상혁 KEB하나은행 세무전문위원은 "금융상품은 부동산에 비해 시가를 쉽게 확인할 수 있고, 증여시 취득세의 부담이 없는 것도 장점"이라며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으로 몸살을 앓고있는 지금은 자녀에게 증여를 할 절호의 기회"라고 조언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중국 증시 하락으로 자산가치가 떨어지는 시기는 잘 활용할 경우 증여세를 아끼는 '골든타임'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자산군별로 세테크 비법을 살펴보자.
 
 
 
주식, 주가 떨어졌을 때 증여 유리
 
낮게 평가된 주식이나 펀드, 채권을 자녀와 배우자에게 증여하면 낮은 평가금액으로 인해 증여세를 줄이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또 나중에 수익률이 회복되면 과실이 증여받은 이들에게 돌아가 자산이전 효과는 더욱 커진다.
 
주식은 주가가 떨어지는 시기 증여하기에 효과적이다. 실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는 주가 조정기에 최대주주 일가의 증여 공시가 늘어난다.
 
증여세율은 1억원까지는 10%를 적용한다. 1억~5억원은 20%, 5억~10억원은 30%, 10억~30억원은 40%, 30억원을 초과하면 50%를 각각 적용한다.
 
현행 세법상 상장주식은 증여재산 평가를 증여일 기준 전후 2개월씩, 총 4개월 종가를 평균해 평가한다. 따라서 주가가 낮을 때를 이용하면 지분을 확대하면서 증여세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또 증여일로부터 3개월 내에는 증여취소도 가능하다.
 
만약 평가기준일 전후 합산기간이 4개월이 안될 때는 미달한 기간을 제외한 나머지만을 평가대상 기간으로 한다. 종가평균액을 계산할 때 원단위 미만의 소수점은 절사한다.
 
더욱이 성년 자녀에게 증여할 경우 10년 단위로 5000만원(미성년자 2000만원)까지는 증여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1주당 가치가 떨어져 증여할 주식의 총 종가평균액이 2000만원이라면 자녀가 증여세를 내지 않고 주식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펀드, 사전증여 활용 최대 월 23만원씩 10년
 
펀드의 경우 적립식펀드로 증여하기가 세테크의 한 방법이다. 가령 어린 자녀를 위해 월 10만원씩 10년간 투자하는 펀드에 가입하면 원금이 1200만원이기 때문에 증여세 부과 대상이 되지 않는다.
 
이를 활용, 적립식 펀드를 통해 미성년 자녀에게 세금없이 최대로 증여하고 싶다면 한달에 23만원씩 10년씩 납입하면 된다. 이 경우 납입 총액이 2760만원으로 2000만원을 초과하지만 증여세 사전신고를 활용하면 증여재산가액이 1984만원으로 줄어든다.
 
사전증여는 증여재산 평가금액을 매년 이체된 금액을 단순 합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가치로 할인(6.5%)해 평가해주는 것을 말한다. 다만 절세효과를 보려면 미성년 자녀의 이름으로 적립식 펀드에 가입한 후 최초 불입한 날이 속하는 달의 말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반드시 사전증여 신청을 해야한다.
 
ELS 등 간접투자상품은 증여일이 기준가
 
펀드, 주가연계증권(ELS) 등 간접투자 상품의 경우 평가기준일 현재를 기준으로 가격을 평가한다. 손실구간에서 증여를 하게되면 이후에 생긴 수익은 온전히 증여받은 자녀나 배우자의 몫이다.
 
예컨대 5000만원에 투자한 ELS가 60% 손실이 나 평가금액이 2000만원인 경우 이를 10년 내에 증여받은 적이 없는 미성년 자녀에게 증여하면 역시 증여세를 부담하지 않아도 된다. 자녀가 이렇게 증여받은 ELS를 만기 때까지 보유했다가 주가가 회복(20%)돼 6000만원을 자녀가 상환받더라도 추가적인 증여세 부담은 없다.
 
이밖에 국·공채, 회사채 등 채권을 증여받은 경우, 증여일 전 2개월간의 유가증권 최종시세가액의 평균액과 증여일 전 가장 가가운 날의 최종시세가액 중 큰 금액으로 평가한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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