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논란이 된 프로야구 선수의 마카오 해외 원정 도박 사건과 관련해 선수들이 소속된 구단인 삼성라이온즈가 마침내 침묵을 깨고 결단을 내렸다. 의혹이 불거지는 선수를 오는 26일부터 열릴 한국시리즈의 엔트리에서 제외시키기로 최종 결정했다.
김인 삼성라이온즈 대표가 20일 저녁 대구시민운동장 관리소 2층 VIP룸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해외 원정 도박 의혹 파문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사진/뉴시스
김인 삼성라이온즈 대표는 20일 저녁 대구시민운동장 관리소 2층 VIP룸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크게 불거진 해외 원정 도박 의혹 파문에 대한 구단 입장을 발표했다.
앞서 한 언론은 지난 15일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이 마카오 원정 도박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9일 해외 원정 도박 혐의로 내사받는 현직 삼성 선수 2명의 출국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혀 논란이 증폭됐다.
김 대표는 "최근 소속 선수의 도박 의혹과 관련해 물의를 빚은 점에 대해 프로야구를 사랑하는 팬들과 국민에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면서 말문을 열고 "구단은 선수단 관리를 철저히 하지 못한 점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김 대표는 "도박 의혹과 관련, 향후 수사당국의 요청이 있을시 적극 협조하겠다"며 "구단은 의혹을 받는 선수들을 한국시리즈에 출전시키지 않도록 결정했다”고 말했다.
김인 삼성라이온즈 대표가 20일 저녁 대구시민운동장 관리소 2층 VIP룸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해외 원정 도박 의혹 파문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사진/뉴시스
김 대표는 "이 결정을 하기까지 많은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다. 우선 의혹을 받고 있는 선수들이 정신적으로 매우 지쳐있고, 심리적으로도 아주 불안한 상황에서 연습에 집중하기 어려웠다"면서 "또한 팀도 예년과는 달리 분위기가 많이 침체돼 있고 사기도 다소 어수선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 기자회견에서 김 대표는 의혹 선수에 대한 실명을 거론하지 않았으며 몇 명인지도 공개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김 대표는 "의혹을 받는 선수들에 대한 결정된 사안이 아무것도 없기에, 공식 발표는 아직 어렵다"고 해명했다.
다만 구단이 인정하는 '의혹을 받는 선수'에 대해서는 25일 모두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시리즈 엔트리 등록 최종일인 25일 주전급 선수이면서도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제외된 선수가 자연스럽게 걸러지게 되기 때문이다.
한편 의혹을 받는 선수의 입장을 말해달라는 취재진 질문에 김 대표는 "본인들은 좀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고 짧게 답했다.
이준혁 기자 leej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