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수의 부동산퍼즐)다시 쓰이는 '강남불패신화'

재건축·분양 전국 최고가 기록…인근 신도시까지 '후끈'

입력 : 2015-10-25 오후 1:07:49
[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2010년 부산에서 시작된 부동산 훈풍이 경부선을 타고 올라오는데 5년이 걸렸습니다. 올듯 말듯 했지만 결국 지난해 부동산 훈풍은 종점인 서울 강남에 도착해 세를 키우고 있습니다. 그 기세는 인근 수도권 시장을 달굴 정도입니다. 예전 모습처럼 말입니다.
 
올 들어 서울 강남구는 5.73% 상승했습니다. 전국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대구 수성구 13.25%에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승률입니다. 오르긴 했지만 수성구와 비교하면 아쉬움이 남습니다. 상승률은 그렇다는 얘기죠. 돈이 돈을 번다고 합니다. 현재 대구 수성구의 3.3㎡당 아파트 매매가는 1075만원입니다. 앞으로도 13.5%가 오른다고 했을 때 142만원 정도가 오르는거죠. 반면 현재 강남구의 3.3㎡당 평균 매매가는 3316만원입니다. 5.73%가 오르면 190만원이 됩니다. 농을 섞어 말하자면 대구가 용을 써봐야 강남이 제체기 한번 하면 날아가는 그런 규모의 차이가 있죠.
 
상승률로 보이지 않지만 강남은 이미 전국 최고 가격 상승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개포주공3단지의 3.3㎡당 평균 매매가는 6510만원입니다. 역대 최고가를 돌파했습니다. 3평(9.9㎡) 정도만 있으면 저렴한 방 2~3개짜리 아파트 하나를 살 수 있습니다. 개포주공3단지는 올 들어서만 1억원이 넘게 올랐습니다.
 
일반 아파트의 분양가는 3.3㎡가 4000만원 전후가 일반화되는 분위기입니다. 반포 아크로리버파크와 대치동 SK뷰의 상당수 평형이 4000만원을 넘었고, 서초동에서 분양할 에스티지S는 4000만원에 육박합니다. 반포 래미안 퍼스티지와 반포 자이가 3.3㎡당 3000만원을 초과하며 고분양가 논란을 일으켰던게 2008년이었죠. 금융위기라는 특수성이 있었지만 당시 두 단지는 대규모 미분양에 고생 좀 했죠. 지금은 4000만원을 넘겨도 1순위 마감은 가뿐합니다.
강남의 잠룡, 압구정은 아직 움직이지도 않았습니다. 지금 강남은 반포와 개포가 이끌고 있지만 ‘전통의 강남’ 압구정과는 비견될 수 없다고 말 합니다. 현 시장 체제에서는 재건축을 안 하겠다는 사람들이 꽤 많아 개발이 쉽진 않겠지만 말입니다.
 
강남의 열기는 인근 도시까지 달구고 있죠. B건설사는 1주일 간격으로 두 개 단지를 분양했습니다. 김포와 남양주에서 말입니다. 청약 결과 김포가 2순위에서 힘겹게 청약 마감을 기록한 반면 남양주(다산)는 1순위에서 가뿐히 전 타입 마감을 했습니다. 지역 내 상황, 공급 평형 등 차이도 있지만, 강남을 향하느냐, 여의도를 향하느냐의 차이가 만든 결과이기도 합니다. 김포에서 사라진 1순위 마감단지는 다산에서 아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올해 분양한 5개 단지를 모두 1순위에서 마감됐죠.
 
강남불패는 끝났다는 말이 돌고, 실제 그럴 것 같은 분위기도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그때도 투자형 상품인 재건축에서 폭락세가 좀 나타났고, 일반 아파트 가격은 거의 변화가 없었죠. 어쨌든 강남은 부활했고, 부동산1번지로서의 영향력도 찾았습니다. 강남불패신화는 마지막이 있는 것일까요?
 
 
한승수 기자 hans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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