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북)세상을 바라보는 다른 눈 '괴짜경제학'

현실세계를 움직이는 힘은 '인센티브'

입력 : 2015-10-26 오후 4:02:19
시험성적을 속이는 선생님 적발하기, 마약판매상은 왜 어른이 되어도 부모와 함께 사는가, 낙태의 합법화가 범죄율에 미치는 영향 등 독특한 논문으로 세상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천재 경제학자 스티브 래빗이 '괴짜경제학'을 통해 일상 속에 숨겨진 경제 논리를 데이터를 통해 파헤친다. 그렇다고 저자가 정말 괴짜이기만 한 학자는 아니다. 그는 미국의 예비 노벨경제학상으로 불리는 존베이츠 클라크 메달을 수상했고 2003년 포춘지가 선정한 '40세 미만의 혁신가 10인'에 선정된 바 있다.
 
유독 경제보다는 일상 주제에 관심을 갖는 것에 대해 저자는 "경제학이란 근본적으로 주제와는 상관없는 한 세트의 도구들이며 조금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어떤 주제도 경제학의 범위 너머에 위치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상 속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이 결국 경제학 범위 내에 있으며 그 동력은 인센티브라고 주장했다. 저자는 이러한 틀을 깔고 서로 상관 관계가 없어보이는 주제에 대해 거부할 수 없는 숫자와 통계를 통해 증명해낸다. 예컨대 미국 고등학교에서는 교사에 대해 인센티브제도를 실시한 이후 오히려 교사들의 부정행위가 적발됐다. 시카고 공립학교에서는 일정 수준의 점수를 넘어야만 진급할 수 있는 자격시험이 치르는데 학생들의 성적이 나쁘면 교사는 비난을 받거나 불이익을 받는다. 반대로 성적이 좋으면 교사는 승진도 할 수 있다. 이로 인해 교사들 중 5%는 학생들에게 답을 알려준다거나 오답을 정답으로 고치는 어처구니 없는 부정행위를 저지르는 사태가 벌어졌다. 결국 시카고에서 인센티브제도는 폐지됐다. 
 
출판/ 웅진지식하우스 (개정증보판)   자료: SERI북 
또 ‘마약 판매상이 부모와 함께 사는 이유’도 인센티브의 원리로 설명한다. 책을 보면 200명으로 이루어진 시카고 지역 한 갱단의 조직원들은 살해당할 확률은 약 25%이며, 미국의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급여를 받으면서 일하고 있다. 그들이 자립할 수 없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럼에도 일을 하는 까닭은 그 분야에서 최고가 될 수만 있다면 엄청난 부를 손에 쥘 수 있는 인센티브 덕분이다. 즉 서열 100위내 중간 보스가 되면 연봉 10만달러를 받고 서열 20위 안에 드는 보스가 되면 연봉 50만달러를 벌 수 있다는 확고한 꿈, 인센티브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미국에서 1990년대 이후 범죄율이 현격하게 줄어들게 된 원인에 대해 1980년 전후로 낙태를 합법화한 뒤 불운하게 태어난 아이가 사라졌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밝혀낸다.
 
이 책을 읽다보면 원래 그러하다라고 받아들였던 상식이 알고보면 여러 단체의 이해관계가 만들어낸 하나의 허상이라는 점을 깨닫게 된다. 앞으로 괴짜 경제학자가 풀어낼 더 많이 이야기가 기대된다. 
 
명정선 기자 cecilia102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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