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트렌드)중국 TV 시장 춘추전국시대 돌입 "무한경쟁 시작됐다"

입력 : 2015-10-26 오후 1:14:12
스마트 TV 등장으로 중국 TV 내수시장 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중국내 로컬 TV 생산체인의 제조자개발생산(ODM) 경쟁력 향상과 인터넷 보급의 영향으로 새로운 시장 참여자가 우후죽순 생겨난 탓이다.
 
LG경제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중국 TV시장 춘추전국시대, 글로벌 지각변동의 서곡' 보고서에 따르면 샤오미·알리바바와 같은 IT 강자들은 물론 광대한 회원망을 갖춘 콘텐츠 제공업체, 중국 정부의 인터넷 규제를 대변하는 라이선스업체들이 스마트바람 덕택에 문턱이 낮아진 TV 시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샤오미는 2013년 9월 스마트 TV를 처음 출시한 이후 'miTV2'를 거쳐 최근 'miTV3'를 공개했다. miTV3는 60인치 UHD TV로 패널은 LG 제품을 사용했고, 가장 얇은 곳의 두께가 11.6㎜에 불과하다. 가격은 4999위안(약 89만원)이다. 가격 혁신을 불러온 샤오미는 TV사업에 뛰어드는 이유로 스마트 생태계 구축에 있어 TV를 빼놓을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샤오미의 진출 이후 인터넷 기업들도 TV에 뛰어들었다. 알리바바는 전통 TV 업체들과 손을 잡았다. 지난해 11월 알리바바는 하이얼과 함께 홈 생태계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탑재한 '알리윈 스마트 TV'를 내놨다. 올 3월에는 콩카의 인터넷 전용 브랜드인 KKTV에도 알리윈 OS를 탑재했다.
 
콘텐츠 제공업체들도 TV 사업에 활발한 모습이다. 중국 인터넷 동영상 콘텐츠 제공업체인 러스왕은 TV를 출시한 목적으로 영상 산업과 스마트 디바이스에 기반한 생태계 구축을 꼽았다. 중국 내 70% 이상의 영화·드라마 단독 방영권을 보유하고 있는 이점을 살려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한 것이다. 러스왕의 TV 가격은 하드웨어 가격과 러스왕 1~2년 연회비(490위안)를 합한 방식으로 책정된다.
 
중국에서 TV 방송을 감독하는 정부기관인 광전총국 역시 스마트 TV 운영 모델을 구축하려 하고 있다. 스마트 TV 시대 진입 이후 광전총국은 감독 편의를 위해 콘텐츠 제조 유형의 광전계 기업 7곳에 인터넷 TV 집성 사업 라이선스를 발급했다. 모든 스마트 TV 디바이스는 반드시 하나의 집성 라이선스 업체와 협력해야만 스마트 TV를 생산·판매할 수 있다. 광전계 기업들은 라이선스 특권을 활용해 스마트 TV에 진출하는 것이다. 올 5월 중국국제방송은 이 특권을 이용해 스마트 TV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렇듯 중국 스마트TV시장의 내수경쟁은 크게 보면 원가 경쟁력 제고, 콘텐츠 확보전, 운영체제(OS) 싸움이 겹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하지만 보고서는 신흥 TV 시장참여자들이 전통 TV 제조 진영을 옥죄고 있지만, 인터넷 전용 브랜드 출시로 맞대응을 시작한 전통 TV 제조진영이 TV 시장에서 가장 유리할 것으로 분석했다.
 
IT 기반 업체들은 뛰어난 가성비라는 장점은 있지만, 저가 브랜드란 이미지, 약한 공급체인 등이 단점이며, 콘텐츠에 기반을 둔 업체들은 광전총국의 감독이 강해지면 콘텐츠라는 강점이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광전계 기업의 경우 광전총국의 버팀목 외에는 특별한 강점이 없는 것도 요인으로 지목됐다.
 
현재 중국 전통 TV 제조사들은 콘텐츠 부족이란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콘텐츠 라이선스 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콘텐츠를 늘리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8월 스카이워스는 아이치이와 중앙방송국이 공동으로 제작한 마술쇼 프로그램인 '대마술사'를 협찬했다. 이 프로그램은 방송국과 동영상 사이트에서 총 3억 차례 노출됐다. 아이치이는 프로그램의 독점 공급자였고, 덕분에 스카이워스의 4K TV 매출 역시 늘었다. 올 6월에는 텅쉰, 중국인터넷방송국과 협력해 스마트 TV의 영화·드라마·게임·음악 등에서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다.
 
TCL은 할리우드의 영화사와 협력해 스마트 TV 소비자들에게 영화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TCL은 창홍과 함께 스마트 TV 서비스업체인 환왕커지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TCL은 게임 콘텐츠에 대한 계획도 가지고 있다. ATET13와 같은 게임 플랫폼·제조사와 협력해 게임을 주력으로 하는 스마트 TV 제품을 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스마트 TV 시대에 들어섰지만 여전히 고사양 TV에 대한 수요가 꾸준한 점도 전통 TV 제조사들에 유리한 것으로 분석됐다.
 
스카이워스·하이센스·TCL·창홍 등 TV업체들은 OLED·퀀텀닷 등 새로운 디스플레이 기술을 TV에 응용하고 있다. 하이센스는 ULED를 통해 다분할 독립 백라이트 제어 기술 적용해 LCD TV뿐 아니라 전자의료용으로도 확장했다. 스카이워스의 GLED는 중국 내 자체 지적재산권을 보유한 저소비전력 UHD TV구현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중국 전통 TV 제조업체들의 콘텐츠 우군 확보와 기술력 향상은 향후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보고서는 중국 TV브랜드가 미국 영화 콘텐츠 기업과 제휴해 미국 전자 유통매장에 TV를 내놓는 시나리오를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중국 대기업 중 미 증시에 상장된 기업은 대략 200여 개이며 이 중 IT분야만 90개 정도로 집계된다. 할리우드 등 선진국 콘텐츠 기업과의 제휴 가능성이 기존 글로벌 TV시장의 강자인 한국 일본기업들에 전혀 뒤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 중국 로컬브랜드 TV의 글로벌시장 공략은 최근 몇 년 새 눈에 띠게 늘었다. 지난 8월 TCL 하이센스 창훙 스카이워스 콩카 등 전통 5대 TV브랜드들의 LCD TV 수출실적은 198만대로서 전년 동월보다 21%가 증가했다.
 
자오유 연구원은 "춘추전국시대와 같은 중국 스마트TV 전쟁이 몇 개 브랜드의 승리로 귀결되고 나면, 중국 TV 제조사들은 본격적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내다봤다.
 
IFA2015에 전시된 중국 스카이워스 TV. 사진/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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