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TF(태스크포스) 직원들이 지난 25일 TF 사무실로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이 찾아오자 경찰에 9차례나 신고접수를 하고 '지금 여기 털리면 큰일난다'고 말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국회 안전행정위 소속 새정치연합 박남춘 의원이 서울지방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신고접수 녹취록에 따르면 당시 동숭동 사무실안에 있던 교육부 직원들은 모두 9차례 신고하며 경찰 출동을 요청했다.
TF 직원은 신고전화를 통해 "여기 우리 정부 일 하는 데다. 지금 여기 이거 털리면 큰일난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부 작업실이다. 2명 가지고는 안 되니까 빨리 좀 동원해달라. 이거 동원 안하면 나중에 문책당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박 의원은 "당시 신고 녹취록을 보면 교육부가 무엇인가를 다급히 은폐하고 없애려고 한 정황이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교육부는 "직원들이 심각한 위협과 공포감에서 한 일"이라고 반박했다.
교육부는 전날 밤 늦게 해명자료를 내고 "25일 밤 여성이 다수 포함된 역사교육지원팀 직원들이 사무실에서 근무를 하던 중 신원을 알 수 없는 다수의 사람들이 갑자기 들이닥쳐 출입문과 창문을 통해 사무실로 들어오려고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이들은 출입문과 각 사무실의 닫혀있는 창문을 밖에서 강하게 흔들고 열었으며, 안으로 손을 뻗어 블라인드를 걷고 카메라를 비추거나 들어오려고 시도하는 등 직원들에게 위협감을 조성했다"고 주장했다.
그런면서 교육부는 "어떠한 경우에도 공직자로서 정부문서가 부당하게 탈취당해서는 안된다는 사명감과 절박함에 경찰에 다급하게 신변 보호를 요청한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당시 불안에 떨던 직원들은 현재도 인터넷에 신상이 노출돼 사생활과 인권 침해를 받고 있고 악성댓글로 심각한 불안과 신변의 위협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5일 오후 8시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도종환, 김태년, 유은혜, 정진후 의원 등은 교육부에서 국정화 TF를 운영 중이라는 제보를 받고 이를 확인하기 위해 서울 종로구 동숭동 국제교육원의 외국인장학생회관을 1층을 찾아갔다.
교과서 국정화 비공개 TF팀 소속 팀원들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국립국제교육원 앞에서 경찰의 보호를 받으며 차량에 오르고 있다.사진/뉴시스
윤다혜 기자 snazzy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