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휴대폰 사업 끝모를 부진…애플과 격차 갈수록 벌어져

입력 : 2015-10-29 오후 5:33:50
[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부진에 늪에서 좀처럼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 국면에 접어 들었다고 치부할 수도 없다. 애플은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애플은 2015 회계연도 4분기(7~9월) 매출이 515억달러(한화 약 58조3000억원), 순이익이 111억달러(12조5600억원)이라고 발표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때보다 22.3%, 순이익은 31.5% 증가했다.
 
애플은 올 7~9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사진/ 뉴시스
 
최근작인 '아이폰6s'가 지난 9월 말 출시되면서 신제품 효과가 반영되지 않은 상태에서 거둔 호실적이다.
 
아이폰 판매는 여전히 견조했다. 4분기 4804만대가 팔리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이 36% 늘었다. 아이폰은 전체 매출액의 60%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의 실적 경신을 이끈 것은 중국이다. 중국 매출은 지난해보다 약 2배 성장한 125억달러로, 전체 매출액의 4분의 1을 차지했다. 
 
◇삼성·LG, 중저가 라인업 확대에 평균판매단가 하락
 
이에 반해 국내 스마트폰은 실적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판매대수는 늘었지만 중저가 비중이 커지면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삼성전자(005930)에서 스마트폰을 관장하는 IM(IT·모바일) 부문의 영업이익은 한 때 전체 영업이익의 75% 이상을 차지했지만, 올 3분기에는 유일하게 영업이익이 감소한 사업부라는 오명을 남겼다.
 
IM 부문의 3분기 매출액은 26조6100억원, 영업이익은 2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분기 대비 2.1%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13.0% 감소했다.
 
(위에서부터)LG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LG V6'와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5'. 사진/ 각사
 
3분기 휴대폰 판매량은 1억500만대로 전 분기보다 1000만대 더 많이 팔았다. 더 많이 팔고도 이윤은 더 적게 남긴 셈이다. 
 
애플과 삼성전자 IM부문의 매출 차이는 2배가량인데 이익은 5배나 차이가 난다. 판매대수를 기준으로 한 스마트폰 세계 시장점유율은 삼성전자가 앞서지만 매출이나 이익 면에선 애플이 압도적이다.
 
LG전자(066570) 성적표는 더 처참하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사업본부는 776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내며 1년 6개월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매출 부진과 시장경쟁 심화에 따른 판가 하락, 주요 성장 시장 환율 영향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저가폰 공습으로 인해 업체들이 라인업을 다양화하고 있지만 애플은 여전히 고가의 아이폰 시리즈만 운용 중"이라며 "저가폰 10대 파는 것보다 아이폰 1대 파는 게 더 이익이기 때문에 엽업이익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애플의 독자 운영체제인 iOS가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는 데다 저가폰이 난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이폰은 프리미엄 제품만 내놓으며 고가 이미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며 "최근 안드로이드에서 iOS로의 이전이 느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사업부 빼고 "다 잘 나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실적 부진은 다른 사업부가 만회했다.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 3조6600억원으로 3분기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을 차지했다. 이는 지난 2010년 3분기 3조4200억원의 영업익을 기록한 이후 최고치다.
 
디스플레이 사업은 영업이익 9300억원을 달성했다. LCD의 경우 패널 수급 둔화와 평균판매가격(ASP)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TV사이즈 대형화로 인한 판매면적 증가와 UHD TV 패널 판매 확대가 이를 상쇄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29일 올해 3분기(7~9월) 실적을 발표했다. 사진/ 뉴시스
 
소비자가전(CE) 부문은 약진했다. 36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전 분기보다 71.4% 급증했다. 생활가전은 프리미엄 제품군의 매출 비중 확대와 지역별 차별화된 혁신 제품 출시가 실적 개선에 주효하게 작용했다.
 
LG전자 역시 스마트폰 실적 부진을 가전 부문이 보전했다. 홈 어플라이언스(HA) 사업본부는 영업이익 2456억원을 기록하며 전분기보다 15.8% 줄었지만, 전사 영업이익의 약 84%를 차지하며 효자 역할을 했다.
 
TV사업을 관장하는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는 370억원의 영업익을 거둬들이며 2분기 적자에서 3분기 흑자로 돌아섰다. 프리미엄 제품 비중이 늘고 지속적인 원가 개선이 이뤄지면서 이뤄낸 쾌거다.
 
LG전자가 차세대 사업인 자동차부품(VC)의 경우 매출이 4786억원을 기록하며 전분기보다 6.0% 증가했다. 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전분기보다 7억원 감소했다.
 
임애신 기자 vamo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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