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라, 23년만에 로고·제품 라인·디자인 다 바꾼다

브랜드 전면 재정비 리뉴얼 단행…정구호 부사장이 총괄
5년내 국내 매출 8000억원·스포츠업계 3위권 진입 목표

입력 : 2015-10-29 오후 5:53:47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휠라(FILA)가 브랜드 국내 론칭 23년만에 브랜드를 대대적으로 재정비한다. 브랜드 콘셉트부터 디자인, 제품, 매장 인테리어까지 기존 스타일을 벗고 '스타일리시 퍼포먼스(Stylish Performance)' 브랜드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휠라코리아(081660)는 29일 서울 가양동 한일물류센터에서 언론 설명회를 열고 재정비한 브랜드 정체성(BI·Brand Identity)을 중심으로 2016년 S/S시즌부터 변화될 제품과 매장 콘셉트 등 리뉴얼 계획을 공개했다. 더불어 2020년까지 국내사업 부문 매출을 8000억원대로 끌어올려 업계 3위권에 재진입하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우선 그동안 아웃도어, 캐주얼 등 모호하게 흩어졌던 콘셉트를 정리해 '스포츠 브랜드'라는 확실한 브랜드 정체성으로 정리했다.
 
김진면 휠라코리아 사장은 "최근 아웃도어 시장이 추락하는 반면 애슬레틱레저는 뜨고 있는데, 바로 휠라나 데상트같은 스포츠 브랜드가 앞으로 각광받게 될 것"이라며 "'한국 브랜드' 휠라를 갖고 나이키, 아디다스, 뉴발란스, 데상트 등 글로벌 스포츠브랜드와 경쟁해 전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치겠다"고 밝혔다.
 
이번 브랜드 리뉴얼은 1992년 휠라 브랜드 국내 론칭 후 23년만에 처음 시행되는 것으로 올 상반기 새로운 경영진 영입과 창립 이래 첫 CD(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체제를 갖추며 본격화됐다. 휠라는 이탈리아에서 시작해 100여년 이상 이어진 브랜드 자산을 바탕으로 미래지향적 감성을 더한 '스타일리시 퍼포먼스' 브랜드로 BI를 재정립했다. 제품부터 매장, 영업, 마케팅 등 모든 브랜드 전략과 역량을 새 콘셉트에 맞춰 일관되게 집중해 '젊고 핫한 스포츠 브랜드'로 거듭나 국내 스포츠업계 리딩 브랜드로 재도약하고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로서의 위상도 공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휠라는 브랜드 리뉴얼의 첫 단계로 'BI 재정비 작업'에 들어갔다. 그동안 퍼포먼스, 라이프스타일, 스포츠 캐주얼 등으로 모호하게 흩어져있던 콘셉트를 스포츠의 핵심인 '퍼포먼스'에 집중해 변화시킨 것이다. 휠라 고유의 오리지널리티와 자산, 우수한 기능성은 유지하되, 트렌디하고 미래지향적인 감각의 디자인을 덧입혀 소비자들에게 브랜드 인식 전환의 계기를 제공한다는 의도다.
 
그동안 10대 후반부터 40대까지 넓게 분포된 소비자 연령대는 휠라의 브랜드 정체성을 약화시키는 요소로 지적돼왔다. 이에 따라 휠라는 스포츠를 즐기는 20~30대 초를 주 타깃으로 한층 젊어진 브랜드 이미지를 어필하고, 스타일리시한 이들을 위한 잇(it)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매출에 도움이 될지라도 브랜드 정체성에 맞지 않는 캐주얼한 스웨터나 팬츠, 액세서리 가방 등은 내년부터 과감히 정리, 출시하지 않는다.
 
제품 라인 구성을 브랜드 정체성에 맞춰 '퍼포먼스(Performance)'에 집중해 재편했다. 휠라 브랜드는 3개의 '퍼포먼스' 라인으로 구성하고, '휠라 오리지날레(FILA ORIGINALE)'라는 라이프스타일 라인을 별도로 전개한다는 계획이다. 오리지날레는 이탈리아어로 '원래의, 고유의'를 뜻한다.
 
휠라 브랜드 전체 제품군은 '트랙 퍼포먼스'(일반 트랙 스포츠용), '피트니스 퍼포먼스'(패션성 강화된 인도어 스포츠용), '하이브리드 퍼포먼스'(프리미엄급의 선수·전문가용) 등 3개의 라인으로 분류해 퍼포먼스에 집중한 전문 스포츠 브랜드로서의 이미지를 강화했다.
 
러닝이나 워킹, 트레이닝 등 일상의 운동을 위한 '트랙 퍼포먼스' 라인과 요가나 필라테스용이면서 패션성이 뛰어나 애슬레저룩으로 일상에서 활용가능한 '피트니스 퍼포먼스' 라인 이외에, 기존에 없었던 선수들과 전문가를 위한 고기능성 프리미엄 라인 '하이브리드 퍼포먼스' 라인도 일부 출시한다. 오랜 시간 국내·외 스포츠 마케팅과 네덜란드 빙상연맹(KNSB)의 후원을 통해 집약된 기술력을 새로운 시도의 실험적인 디자인과 함께 보여주려는 라인이다.
 
'휠라 오리지날레'는 브랜드 전통성을 보여주는 '헤리티지' 라인의 새 이름으로, '핫한(컨템포로리한) 감성'을 반영한 영 타깃 대상의 라이프스타일 라인이다. 1990년대를 풍미했던 휠라 농구화나 빅 로고 티셔츠 등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제품이며, 시대적 감성을 반영해 데님이나 배기 팬츠, 오버사이즈 티셔츠 등도 선보인다. 유통망 또한 기존 휠라 매장이 아닌 주요 백화점 내 팝업스토어 또는 별도 섹션 형태로 입점할 예정이며, 향후 추이를 보고 별도 서브 브랜드로 육성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휠라 골프(FILA GOLF), 휠라 키즈(FILA KIDS) 등 휠라코리아의 다른 패밀리 브랜드도 모 브랜드인 휠라의 변화에 따라 '스타일리시 퍼포먼스' 콘셉트를 기초로 바뀐다. 또 휠라 언더웨어(FILA UNDERWEAR)라는 백화점용 언더웨어 브랜드도 내년부터 선보일 계획이다. 새 콘셉트가 반영된 스포츠웨어와 골프웨어, 유아동복, 언더웨어 등의 제품은 이르면 내년 초 2016 SS(봄·여름) 제품부터 전국 각 브랜드 매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번 리뉴얼을 총괄한 정구호 휠라코리아 CD·부사장은 "오랜 역사와 소중한 자산을 보유한 브랜드 오리지널리티에 새로운 감성을 입혀 브랜드를 재탄생시키고자 했다"며 "이번 리뉴얼 프로젝트는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의 니즈를 포착해 브랜드 정신에 투영한 결과물로, 소비자가 새롭게 휠라를 인식하게 하고 나아가 스포츠웨어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자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브랜드 정체성에 맞춰 매장 인테리어도 바뀐다. 휠라의 대표 3색(화이트·네이비·레드)을 활용해 차분한 분위기로 연출했던 기존 매장은 미래지향적인 '퓨쳐리스틱 스페이스(Futuristic Space)'에서 영감을 얻어 구현한 '스타일리시 퍼포먼스 스토어'로 탈바꿈한다. 최근 롯데백화점 본점 휠라 키즈 매장의 리뉴얼을 완료했으며, 나머지 매장도 내년 초부터 순차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새로운 로고체도 선보였다. 네이비 계열 색상에 기존보다 날렵해진 각과 폰트 디자인으로 모던한 느낌을 강화한 새 휠라 로고는 앞으로 출시되는 대부분의 제품과 매장 디자인에 적용된다. 이전 화이트·네이비·레드 색상의 F박스와 FILA 리니어 로고체는 기업용 CI와 일부 제품에 제한적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휠라는 변화된 브랜드의 실체를 고객들에게 다각도로 보여주기 위한 영업전략도 새롭게 준비했다. 대표적으로 2016년 5월께 서울 이태원에 '휠라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할 계획이다.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은 2007년 3층 규모로 운영됐던 서울 명동점 폐점 이후 무려 9년만의 개점이다. 내년 상반기 이태원점 개점을 시작으로 2017년 홍대입구, 부산 광복동 등에 추가로 오픈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플래그십 스토어는 브랜드의 정체성을 온전히 나타내는 홍보 채널인 동시에 브랜드 위상을 대외적으로 입증하는 수단으로, 주요 패션 메카에 연이어 준비 중인 휠라 플래그십 스토어는 휠라의 재도약과 성장을 가늠하는 지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휠라코리아는 이번 리뉴얼을 시작으로 기업과 브랜드 가치를 높여 스포츠업계 리딩 업체로 재도약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세웠다. 현재 7935억원(2014년 연결기준)의 휠라코리아 기업 매출 중 약 4000억원에 달하는 국내 부문 매출을 오는 2020년까지 8000억원대로 끌어 올려, 국내 스포츠웨어 시장 3위권 내 재진입을 목표로 두고 있다. 더불어 현재 1조2500억원대인 기업가치도 5년내 2배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김진면 휠라코리아 사장은 "이번 리뉴얼을 통해 전개되는 휠라의 새로운 행보는 향후 국내 시장은 물론 글로벌 마켓에서도 브랜드 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번 리뉴얼과 더불어 통합적이면서도 세밀한 마케팅 전략을 더해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고 글로벌 브랜드 본사로서의 위상을 높여나가는 것이 목표이자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휠라는 1911년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로 휠라코리아가 1992년 국내에 론칭했다. 2007년 당시 미국으로 넘어가있던 글로벌 브랜드 사업권(본사)을 휠라코리아 경영진이 인수해 현재 70여개국에서 전개되는 브랜드의 본사 역할을 하고 있다.
 
김진면 휠라코리아 사장(오른쪽)과 정구호 휠라코리아 CD·부사장(왼쪽)이 29일 서울 가양동 한일물류센터에서 열린 언론 설명회에서 브랜드 리뉴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휠라코리아)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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