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영구 은행연합회장, 신용정보집중기관 절충안 수용

신용정보집중원 내년 출범 확정…이사회 과반수는 은행연합회
연합회직원 80여명 이직 동의 여부 관건, 초대 원장 낙하산 우려 여전

입력 : 2015-11-03 오후 2:59:19
고객 신용정보를 통합 관리하는 종합신용정보집중기관의 내년 초 설립 방안이 금융위원회가 추진하던대로 확정됐다. 신설 기관으로의 직원 이동을 거부하던 은행연합회 노조가 돌연 입장을 철회했다. 사실상 은행연합회가 백기를 들었지만 실질적인 이사회 영향력 부문에서 일부 성과를 얻어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은행연합회 절반에 해당하는 인력의 이동과 향후 초대 원장 낙하산 인사 우려는 여전하다.
 
3일 금융위 및 금융권에 따르면 신용정보집중기관 통합을 위한 통합추진위원회는 전날 회의를 열고 지난 9월 확정했던 설립 기본계획안을 일부 수정하는 안을 의결했다.
 
수정안의 핵심은 신용정보집중기관의 이사회 7명 가운데 과반수인 4명을 은행연합회 추천 인사로 두기로 했다. 기존에 5명이었던 수를 비은행권 추천 이사를 추가해 7명으로 늘렸다. 이사회 의장은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이 겸임한다.
 
신용정보와 관련한 주요 사안을 심의하는 신용정보집중관리위원회도 11명에서 14명으로 늘렸다. 이 중 개인정보 보호 등 공공성과 중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3명은 공익위원으로 두기로 했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금융연구원이나 금융연수원처럼 연합회장이 이사회 의장만 맡는 구조와 달리 신용정보기관에서는 이사회의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어 인사나 예산 등 조직 운영면에서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 은행연합회에서는 지난 9월 신용정보부 아래에 신용정보기획팀과 신용정보관리팀을 신설하는 등 하영구 회장 취임 1여년 만에 조직 개편을 단행한 데 이어 이달 1일 기존에 신용정보부서장을 교체하는 등 내부 인사를 마무리했다.
 
금융위원회는 이르면 이번주 또는 다음주 중으로 은행연합회를 비롯한 각 금융협회 직원들을 대상으로 직원 설명회를 가질 예정이다. 신설 기관이 최종적으로 은행연합회 산하 기관의 모양새를 갖췄지만 연합회 전체 직원의 절반을 넘는 80여명이 신설기관으로의 이동하는 문제는 여전히 관건이다.
 
신용정보 업무에 전문성을 갖고 있는 은행연합회 특성상, 신설 신용정보집중기관 인력의 70%(80명)는 연합회 직원으로 채워지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가 최근까지 신설 기관 설립을 반대한 이유이기도 하다.
 
노조가 이직 거부 의사를 철회했지만 신설되는 신용정보집중기관으로의 이동시 연합회에 사직서를 내야하기 때문에 직원들 개개인의 자율적인 선택에 달려있다는 게 금융위와 연합회의 설명이다.
 
금융위원회의 방안대로 신용정보집중기관 설립이 추진되면서 낙하산 인사 논란도 여전하다. 금융위에 따르면 이달 중으로 신용정보집중기관의 초대 원장을 선임하기 위한 후보추천위원회가 구성된다.
 
하지만 벌써부터 몇몇 금융감독원 출신 간부가 후보군에 거론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그동안 은행연합회 등 금융협회의 간부를 거친 당국 임원들이 여럿 있는데 민간협회의 상황을 잘 안다는 구실로 선임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사진 오른쪽부터 임종룡 금융위원장, 하영구 은행연합회장.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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