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용현 기자] 최악의 가뭄이 지속되면서 전국 곳곳의 댐들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충남 서북권 용수공급을 책임지고 있는 보령댐의 경우 저수율이 19%대까지 떨어지면서 도수로 건설에 이어 장기적인 용수공급 안정성 확보를 위해 해수담수화시설 건설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4일 한국수자원공사(K-water)에 따르면 서산과 홍성, 예산, 보령 등 충남 서북권 8개 시·군 및 3개 화력발전의 용수공급을 책임지고 있는 보령댐의 4일 현재 저수율은 19.3%로 예년대비 저수율의 33%에 불과하다. 충남 지역의 올해 강수량은 670mm로 42년만에 최저 강수량을 기록할 정도로 최악의 가뭄이 지속되면서 저수량이 바닥난 상태다.
현재 보령댐의 저수량 가운데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용수는 1640만톤(㎥) 정도로, 추가 용수 공급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100일 남짓 사용할 수 있는 용수밖에 남지 않았다. 지난 달 30일 착공에 들어가 내년 2월말 완공 예정인 보령댐 도수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강수량이 적을 경우 공사 완료 이전에 완전히 바닥을 들어낼 가능성도 높다.
이에 따라 정부와 K-water는 주민 자발적 절수를 통해 20% 정도의 물사용량 절감을 위한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용수 공급이 이뤄지는 지자체별로 차이가 있어 절수량이 부족한 지자체의 경우 강제 급수 조절도 고려하고 있다. 또 인근 용담댐과 대청댐에서 각각 하루 1만톤과 2만톤을 유역변경을 통해 서천과 당진 일대에 공급하고 있고, K-water 소속 전문가 74명이 긴급 투입돼 유수율을 높이기 위한 기술 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장기적인 용수 확보를 위해 해수담수화 시설 건설도 검토 중이다.
최계운 K-water 사장은 "추가로 댐을 지으려면 공청회 등으로 인해 건설에 적게는 7년, 길게는 10년까지 걸릴 수 있고, 비용도 3000억~4000억원 가량이 소요된다"며 "해수담수화 시설의 경우 3~4년 정도면 건설이 가능하고, 건설비용도 2400억원 정도로 저렴해 10만톤 규모의 시설 건설은 적극 검토할만 하다"고 밝혔다.
최 사장은 이어 "해수담수화 시설의 경우 고갈없는 수자원 확보를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식수로 활용해도 문제는 없지만 우리나라 정서상 불안감을 고려해 공업용수로 활용할 경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