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성원기자] 신한금융지주가 지난 2분기 4000억원이 넘는 당기순이익을 올리며 '깜짝 실적'을 달성했다.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선전이다.
신한은행의 순익이 3배 가까이 증가했고, 비은행부문도 약진하며 전반적인 실적개선을 이끌었다. 그러나 상반기 그룹순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0% 이상 감소하는 등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의 높은 수익성을 회복하지는 못했다.
신한지주(055550)는 올 2분기 4397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고 29일 밝혔다. 지난 1분기 기록한 1181억원에 비해서는 272.2% 급증했다. 지난해 2분기 7910억원을 기록한 이후 신한금융의 순익은 3분기 연속 급락했었다.
이번 실적은 당초 시장의 전망치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교보증권은 신한금융의 2분기 순익이 2100억원대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고, 하나대투증권의 경우 3500억원 가량의 순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했었다.
◇ 신한銀 선방..순익 3배가량 증가
주력계열사인 신한은행은 2020억원의 순익을 기록하며 전 분기 부진에서 어느 정도 탈출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1분기 740억원 순익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대손충당금 적립액 급격히 증가하는 등 구조조정의 여파가 컸다.
신한금융은 실적개선 요인에 대해 "은행 부문에서 자산 리프라이싱(가격 재평가)을 통해 시장금리 급락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추가하락을 최소화했고, 비이자영업 호조세와 계절적 요인이 맞물리며 판매관리비가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주요수익지표인 NIM은 지난해 4분기 2.12%를 기록한 뒤 지난 1분기 1.66%로 크게 낮아졌다. 그러나 올 2분기에는 1.56%를 기록하며 전 분기와 같은 급락세를 면하는 데 성공했다.
◇ 비은행부문 선방..신한카드 순익>신한은행 순익
신한카드를 포함한 비은행부문의 약진도 실적개선에 힘을 보탰다. 비은행부문의 순익합계는 3610억원으로 지난 1분기에 기록한 2085억원에 비해 73.1% 증가했다.
부문별로는 신한카드 2245억원(1분기 1426억원), 굿모닝신한증권 701억원(1분기 70억원), 신한생명 484억원(1분기 432억원), 신한BNPP자산운용 72억원(1분기 36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신한카드는 주력계열사인 신한은행을 넘어서는 순익을 기록하며 눈길을 끌었다.
이에 따라 그룹에 대한 비은행부문의 당기순익 기여도는 67.1%까지 상승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기록한 48.6%에 비해 20% 이상 올랐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지난해 은행부문과 비은행부문의 순익 기여도는 52대 48정도였다"며 "은행부문이 대손충당금 적립 등의 여파로 예전의 실적을 만회하지 못한 가운데 상대적으로 비은행부문의 기여도가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 자산건전성 우려 여전..NPL비율 상승
신한금융이 1분기 실적부진을 어느 정도 만회하는 데는 회복했지만, 그룹의 자산건전성과 수익성에는 아직 우려의 여지가 남아있다.
올 6월말 현재 그룹의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1.77%로 지난 3월말에 비해 0.07%포인트 상승했다. 요주의이하 여신비율 역시 3.45%로 같은 기간 0.28%포인트 높아졌다.
계열사별로는 신한은행의 NPL비율과 요주의이하여신 비율이 각각 1.59%와 3.11%를 기록하며 전 분기보다 상승했다. 반면 연체율은 0.89%로 0.01%포인트 낮아졌다.
신한카드의 경우 회수가 불가능할 것으로 여겨지는 여신비율이 소폭 하락했고, 연체율 역시 3.38%로 0.19%포인트 낮아졌다. 2분기 그룹의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5314억원으로 집계됐다.
◇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실적개선에 도움"
그러나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들은 소폭 하락했다. 그룹의 총자산순이익률(ROA)과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각각 0.8%와 12.4%로 집계됐다. 지난 1분기에 비해 각각 0.4%포인트와 4.4%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자본건전성은 다소 개선됐다. 신한금융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3%로 1분기보다 1.1%포인트 높아졌다. 신한은행의 BIS 비율은 15.7%, 신한카드의 조정자기자본비율은 25%를 기록하며 동반 상승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다른 금융지주사에 비해 다양하고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것이 어려운 상황에서 실적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됐다"며 "앞으로 신한은행의 실적이 본궤도에 진입할 경우 은행과 비은행부문의 균형이 맞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토마토 박성원 기자 wan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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